한화 소속이던 프리에이전트(FA) 김태균(27)이 지바롯데에 둥지를 튼데 이어 팀 동료이자 1년 선배인 이범호(28)가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게 됨에 따라 2001년 김태균 입단 이후 9년 동안 대전에서 동고동락하던 두 사람은 이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둘은 한화에서 4번(김태균)과 5번(이범호)으로 중심타선을 구성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 역할을 했다. 묘하게 같은 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이젠 동지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됐다.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양대 리그제로 진행되는 일본프로야구는 팀당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른다. 같은 리그 팀과는 24차례 대결하고, 인터리그 때 상대리그 팀과는 홈·원정 각 2게임씩 총 4경기를 치른다.
지바롯데와 소프트뱅크 모두 퍼시픽리그 소속이라 김태균과 이범호는 내년 시즌 24번의 맞대결을 펼친다.
12일 일본프로야구(NPB)가 공식 발표한 일정에 따르면 둘의 첫 맞대결은 내년 4월 6일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돔에서 이뤄진다. 퍼시픽리그는 3월 20일 개막 일정이 잡혀있는데, 두 팀의 첫 맞대결은 보름여 뒤인 4월 6일이다.
2009시즌 지바롯데는 퍼시픽리그에서 5위, 소프트뱅크는 3위를 차지했다. 양 팀간 상대전적에선 지바롯데가 13승1무10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1루수(김태균)와 3루수(이범호)로 포지션은 다르지만 두 선수가 가세한 양 팀간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주목된다.
2009시즌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교류전 일정이 잡혀있어 김태균과 이범호는 요미우리 이승엽(33)과 우정의 대결도 펼치게 된다.
야쿠르트 투수인 임창용(33) 이혜천(30)과는 투·타 맞대결도 예정돼 있다. 인터리그는 5월 12일 개막한다. 김태균은 이승엽과 5월 15일 도쿄돔에서 첫 2연전을 갖고, 이범호는 26일부터 요미우리와 도쿄돔 게임이 잡혀있다. 지바롯데-야쿠르트의 첫 대결은 5월 21∼22일, 소프트뱅크-야쿠르트전은 6월 1∼2일 펼쳐진다.
주니치에서 방출된 이병규의 진로가 아직 미정이지만 현재로선 내년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한국선수는 총 5명이 된다. 이들의 불꽃 튀는 선의의 경쟁이 볼만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