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 전남 모두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의 주축이다. 성남은 라돈치치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몰리나가 측면 공격수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남 역시 슈바와 웨슬리가 스리 톱을 구축했다. 6강 PO에서도 성남은 라돈치치가 골을 넣었고, 전남은 웨슬리가 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에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용병 대결에서 웃은 쪽은 성남이었고 주역은 단연 몰리나(29)였다. 성남 신태용 감독이 진작부터 데려오고 싶어 했다가 올 여름에서야 성남 유니폼을 입은 콜롬비아 출신의 몰리나는 후반기 13경기에서 8골 3도움을 뽑아내며 성남의 6강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날 활약상 역시 가장 눈에 띄었다. 전반 23분 김성환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 중앙에서 헤딩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176cm의 단신이지만 장대 같은 수비수 사이에서 뒤로 점프하며 감각적인 슛으로 상대 골키퍼 염동균의 키를 넘겼다. 몰리나는 후반 8분과 14분, 19분에도 장기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전남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21분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날린 왼발 프리킥 슛은 골문 중앙으로 향했지만 염동균이 가까스로 쳐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반면, 전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슈바는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폭 넓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자주 고립됐고 종종 패스 타이밍이 늦는 모습을 보였다. 웨슬리 역시 간간히 재간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남의 꿀맛 첫 골…승부의 추 기울다
이번 챔피언십은 유난히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서울, 성남-인천과의 6강PO 두 경기에서 고작 4골 밖에 터지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선제골의 의미는 더 없이 크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리긴 했지만 6강PO 두 경기도 선제골을 넣은 팀이 모두 승리했다. 이날도 이른 시간에 터진 성남의 선제골이 흐름을 바꿨다. 경기 초반은 전남이 다소 우세했다. 그러나 몰리나의 첫 골이 터진 이후 승부의 추는 급격하게 성남 쪽으로 기울었다. 전남은 후반 막판 슈바와 백승민이 2대1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것 외에는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