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는 눈이 생명… 현역 최고는 역시 김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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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 강동희 감독의 가드 자질론
올 시즌 동부 지휘봉을 잡은 새내기 사령탑 강동희 감독(43). 그는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가드였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2003∼2004시즌까지 기아와 모비스, LG에서 8시즌을 뛰며 336경기에서 2201개의 어시스트(평균 6.55개)를 해 은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통산 어시스트(5위)와 평균 어시스트(4위) 5걸에 들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가드란 어떤 선수일까? 강 감독이 말하는 가드 자질론을 들어 봤다.

○ 코트안 모든 선수 움직임 꿰고 있어야

강 감독은 뛰어난 가드가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상민(삼성)과 전주원(신한은행)이 지금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상민과 전주원은 1972년생 동갑내기로 마흔을 앞둔 나이다. 강 감독은 “둘 다 좋은 눈을 가진 게 장수 비결”이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몸은 둔해지지만 경기를 읽는 시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민과 전주원은 전성기만큼 몸놀림이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체 시력이 뛰어나다는 게 강 감독의 평가다. 좋은 가드는 자신을 막는 상대 수비 외에 코트 안에 있는 나머지 8명의 움직임까지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빈 곳이 아니라 빌 것 같은 공간을 찾아 패스를 날릴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강 감독은 현역 가드 중에서는 김승현(오리온스)을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았다.

○ 어린 선수들 고난도 패스기술 배워라

눈만 좋다고 좋은 가드가 되는 건 아니다. 탁월한 시야로 공간을 찾았더라도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이어져야 기회가 생긴다. 이를 위해 강 감독은 “실수가 자주 나와도 백핸드 패스나 드리블, 훅 패스, 노룩 패스처럼 상대가 예상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을 어릴 때부터 자꾸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교나 대학에서 쓸 만한 가드가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실수를 두려워해 틀에 짜인 농구만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게 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공간을 찾는 빠른 눈을 따라가는 패스가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어떤 자세에서도 패스가 가능할 정도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남들 다 하는 패스만 해서는 절대 좋은 가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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