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태환이의 전성시대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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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10시 30분


박태환(20)이 24일 호주 시드니 매콰리대 야외 수영장에서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환(20)이 24일 호주 시드니 매콰리대 야외 수영장에서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마린 보이' 박태환(20·단국대).

그는 7월 열린 200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둬 고개를 숙였었다.

하지만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2010년 새해에는 박태환이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포효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유인즉 국제수영연맹(FINA)이 2010년 1월 1일부터 전신 수영복과 비 직물 재료를 사용한 수영복의 착용을 전면 금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신 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던 박태환에게는 그다지 바뀌는 게 없지만 첨단 전신 수영복 덕을 톡톡히 봤던 선수들은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신 수영복의 위력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폴리우레탄으로 만들어진 최첨단 전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한 선수들은 세계 신기록만 무려 35개를 쏟아냈다.

이중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미국의 아리아나 쿠코스가 2분 10초대 벽을 깨면서 세운 2분06초15의 세계 신기록과 사라 요스트롬(스웨덴)이 여자 접영 100m에서 10년 만에 종전 기록을 0.17초 앞당기며 56초44로 우승한 기록,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세자르 시엘루 필류(브라질)가 '마의 47초 벽'을 무너뜨리며 세운 46초91의 신기록은 전신 수영복이 아니면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대기록으로 꼽힌다.

최첨단 소재로 만들어진 전신 수영복은 마찰력은 줄여주는 대신 부력을 월등히 높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8년부터 전신 수영복 착용을 허용했던 FINA가 새해부터 적용하는 수영복 규정은 예전으로 돌아간 것. FINA는 남자 선수의 경우 허리에서 무릎 위까지 직물 재료를 사용한 수영복을 착용토록 했다. 여자 선수는 무릎 위에서 어깨까지 직물 재료를 사용한 수영복을 입어야 하며 예전처럼 어깨 부분은 끈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자 세계 수영계에서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쏟아져 나온 세계 신기록을 인정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첨단 과학의 덕을 보기는 했지만 규정대로 세계대회에서 세운 기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는 측과 이 기록을 인정하면 앞으로 전신 수영복을 입지 못하는 선수들은 도저히 기록을 깨지 못해 좌절감만 갖게 되고 이에 따라 수영 발전은커녕 뒷걸음만 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측이 맞서고 있는 것.

현재로서는 '스윔뉴스닷컴(SwimNews.com)'에서 제시한 세계 신기록 기록법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스윔뉴스닷컴'에서는 2008년 1월 1일 전까지의 세계 기록 변천 추이를 첫 줄에 기록하고 이후 기록은 두 번째 줄에 기록하자는 안을 내놓은 것.

이런 와중에 3주간의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25일 귀국한 박태환은 "앞으로 지구력 훈련에 집중한 뒤 내년 초부터 대회에 참가해 경기를 하면서 감각을 살려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태릉선수촌으로 직행했다.

2010년은 스포츠의 해가 될 전망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나서는 2월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그리고 남북축구대표팀이 동반 출전하는 6~7월의 남아공월드컵축구대회, 박태환이 무더기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11월의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벌써부터 2010년 새해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권순일 | 동아일보 스포츠사업팀장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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