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만 서면 왜 작아지는가…프로농구의 천적관계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KT, 모비스에 7연패
모비스, 삼성에 꼬리 내려
삼성은 동부 만나면 ‘쩔쩔’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은 지난달 26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할 말이 없다. 우리가 한 수 아래였다”며 서둘러 체육관을 떠났다. 이날 KT는 58점을 넣는 데 그치며 22점 차로 완패했다.

올 시즌 KT는 모비스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모비스전 7연패다. KT는 올해 시범경기 때도 모비스에 졌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톤이 강했던 반면 우리 팀 신기성과 제스퍼 존슨은 침묵했다”고 분석했다. 던스톤은 KT와의 1, 2차전에서 평균 21점을 터뜨렸다. 던스톤은 수비가 강하고 스피드가 뛰어나 KT 존슨을 압도했다. 평균 22점을 웃돌며 득점 선두를 달리는 존슨은 던스톤과 지나친 자존심 대결을 벌이다 평균 13.5점을 넣는 데 그쳤다. 존슨과 같은 왼손 슈터 출신인 모비스 임근배 코치는 “존슨의 중심이 왼쪽에 치우쳐 있고 좋아하는 자리가 정해져 있는 약점을 노려 효과적으로 봉쇄했다”고 말했다. 신기성도 모비스 양동근에 막혀 평균 8.5득점에 머물렀다.

모비스는 KT에는 천적이지만 삼성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다. 올 시즌 2전 전패다.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후 내리 3번 진 것을 포함하면 5연패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상민 강혁 이정석 등 노련한 가드진에 막혀 마무리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특정 팀에 계속 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3차전에서 설욕을 다짐하는 유 감독은 동부 강동희 감독과 머리를 맞대야 할지도 모른다. 동부는 모비스에는 연패를 당했어도 삼성에는 2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의 1차전에서 30점을 퍼부은 김주성을 비롯한 동부의 높이와 탄탄한 수비가 삼성을 압도한 덕분이다. 동부는 지난 시즌에 5차 연장 끝에 삼성을 이긴 자신감도 크다.

KT&G는 올 시즌 김태술 양희종 김일두 등 주전 대부분이 입대했지만 오리온스만 만나면 여전히 강했다. 1, 2차전에서 모두 이겨 맞대결 8연승 행진을 달렸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신한은행이 국민은행과의 상대 전적에서 2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