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도 컨디션도 최고조. 200점대 복귀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여차하면 역대 최고점까지 또 한 번 경신할 기세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김연아는 3일 일본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 제1체육관에서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3∼6일) 여자 싱글 공식 연습을 마친 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몸상태가 좋았다. 특히 초반(여섯 명 중 두 번째)에 리허설을 해서 남은 시간은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잘 활용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제임스 본드 메들리’ 연습을 깔끔하게 마친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210점을 돌파한 그랑프리 1차 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 때 못지않은 컨디션으로 보였다. 평소 김연아의 스케이팅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애슐리 와그너(미국)와 알레나 네오노바(러시아)는 훈련 틈틈이 ‘롤모델’의 점프를 경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실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 맞춰 점프를 점검하던 도중,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에서 한 바퀴만 돌고 착지했다. 하지만 음악이 끝나자마자 다시 살코와 러츠를 잇따라 시도했고, 결과는 100%% 성공이었다. 김연아는 “살코 때는 뒤에 다른 선수가 있다는 걸 의식해서 내가 스스로 주춤했고, 러츠는 조금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뛰었더니 문제가 없었다. 연습 중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역시 “리듬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금세 잘 뛰지 않았냐”면서 “컨디션도 좋고 건강하고 훈련도 잘 됐다”고 거들었다. 경기 전부터 연습 결과에 불안해했던 그랑프리 5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 새 부츠 적응까지 예상보다 빨리 끝낸 덕분인지 김연아와 오서 코치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게다가 오서 코치는 “연아가 이 링크의 빙질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한다. 상태가 좋다”고 귀띔했다. 몸과 마음이 안정된 것은 물론 좋은 성적을 위한 환경까지 갖춰진 셈. 김연아는 고득점 비법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내 목표는 언제나 베스트를 보여주는 것이다. 관객과 심판을 모두 감동시키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는 4일 오후 7시40분에 시작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세 번째 파이널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