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봉규 “‘마지막이다’ 각오하니 내게도 해 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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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7시 00분


삼성 강봉규 20-20 가입 등 최고의 한해…10년 백업신세 탈출…내년엔 주장까지

강봉규. 스포츠동아DB
강봉규. 스포츠동아DB
삼성 강봉규(31·사진)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26) 출장해 3할 타율(0.310)을 기록했고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3일에는 2009 프로야구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내년 박진만의 뒤를 이어 팀을 통솔할 주장으로 내정된 상태.

프로 데뷔 10년 만에 꽃을 활짝 피웠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많은 걸 받아서 내가 이 위치에 있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강봉규는 10년간 백업 신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도 “올해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가지고 있던 모든 걸 버리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선동열 감독이 인정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강봉규는 “내년에 더 잘 해야 진짜 인정을 받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내년 생각부터 나더라. 일본(마무리훈련)에서 타격의 정교함을 높이고 우중간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뽑힌 것에 대해서는 “팀을 이끌어야 하고 구단과도 잘 소통해야 하고 선수협 문제도 있고 굉장히 힘든 직책 아닌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강봉규는 이 모든 게 즐겁다. 목표를 잡는 것조차 사치였던 때와 달리 이제는 당당하게 목표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1군에서 뛰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드디어 제 목표에 숫자가 나오네요(웃음).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올해 20-20 클럽에 가입했으니 내년에는 30-3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타점이 낮아서 80∼90타점은 올리고 싶고요.” 제2의 야구인생을 개척한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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