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거 野]군미필 추신수의 고민, 2년계약? 1년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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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귀국했던 추신수(27)가 지난주 미국으로 돌아갔다. 최근 미국야구기자협회 클리블랜드 지회가 ‘올해의 인디언스 선수’로 선정한 추신수이지만 올해 몸값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40만 달러보다 고작 2만3000달러가 많다. 그의 내년 몸값은 얼마나 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 정규시즌이 끝난 뒤 풀타임 3시즌을 채워 새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추신수는 등록일수에서 22일이 부족해 명단에서 빠졌다. 2005년 데뷔했지만 2007년까지 출장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추신수는 내년까지 구단이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팀 간판스타인 그를 클리블랜드가 홀대할 리 없다. 지역 언론은 “구단이 다년 계약을 제의해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다년 계약은 구단이 연봉조정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피하면서 유망주를 묶어 둘 수 있는 장치다. 선수로선 처음으로 목돈을 만질 수 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 있던 1997년 풀타임 2년차로 14승 8패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없었다. 박찬호는 2년 계약을 선택했다. 1998년 70만 달러, 1999년 23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당시 박찬호에게는 군 문제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도 그 이상의 다년 계약은 쉽지 않았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는 데 앞장서며 군 문제를 해결했고 이후 연봉은 수직 상승했다.

추신수는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면 거칠 게 없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영주권을 얻어 35세까지 징집을 연기하는 방안도 있지만 아직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

1997년의 박찬호와 올해의 추신수는 상황이 똑같다. 장기간의 다년 계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만족할 만한 액수는 아니더라도 일단 짧은 다년(2년) 계약을 할까, 아니면 1년 계약을 하고 군 문제를 해결한 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어 원하는 몸값을 부를까. 추신수의 선택이 궁금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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