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는 축구가 국기다. 축구로 희망을 찾는 나라다. ‘슈퍼 이글스’로 불리는 대표팀은 검은 대륙을 호령하고 있다. 2년 전 독일 명수비수 출신 베르티 포그츠 감독은 선수들의 무한한 잠재력에 깜짝 놀랐다. 포그츠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돌풍을 장담하고 있다. 최소 한 팀 또는 두 팀이 4강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디부아르가 가장 유력하고 그 뒤를 가나와 카메룬, 그리고 나이지리아가 따를 것으로 점쳤다.》
공격 본능… 개인기-스피드로 중원 휘젓는다 주축선수 대부분 해외파 체력 뛰어나지만 수비 허술 열악한 국내파 보상수준도 팀 전력에 큰 영향 끼칠듯
○ 축구는 나이지리아의 ‘거울’
나이지리아는 석유 생산국이지만 빈부 격차가 큰 나라다. 경제 성장률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지만 군부가 통치하고 있고 1억5000만 인구에 250여 부족이 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딛고 샤이부 아모두 감독은 자국 출신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아모두는 코치직까지 포함하면 9번째로 나이지리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재임 기간은 모두 단명으로 끝났다. 최근에도 외국인 사령탑이 올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만치니 같은 이는 성배를 기꺼이 들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했다.
과거 나이지리아를 맡았던 외국인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공격 본능은 대단하다. 하지만 수비라인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특유의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한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다. 반면 한국은 탄탄한 조직력과 정신력이 강점이다.
이것이 관전 포인트다. 상대 전적에서 2승 1무로 앞서 있는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내년 6월 23일 더반스타디움에서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6강 탈락이 확정된 팀은 승부욕이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양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경기의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나이지리아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고 한국이 52위라는 사실은 의미가 없다.
‘황소 골잡이’로 유명했던 대니얼 아모카치 코치는 “아르헨티나와의 첫 경기에 따라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력을 끌어올려 아르헨티나를 꺾는 수밖에 없다. 첫 경기에서 패한다면 기가 완전히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럽파와 국내파의 조화가 관건
나이지리아는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가 팀의 주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존 오비 미켈, 에버턴의 조지프 요보와 야쿠부 아예그베니,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의 오바페미 마틴스, 그리고 러시아 로코모티프의 피터 오뎀윙기에가 있다. 러시아 어머니의 피를 받은 오뎀윙기에는 스피드가 좋고 킬러 본능을 갖췄다. 33세의 노장 은완코 카누도 빼놓을 수 없다.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 잉글랜드 아스널을 거쳐 포츠머스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카누는 결정적인 순간 카메오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해외파와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국내파가 제대로 어우러질 수 있느냐다. 정부가 국내파에 어떤 보상을 약속하느냐에 따라 팀 색깔이 확연히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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