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불륜 죄송… 골프 당분간 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황제의 마지막 비상구

‘타이거 레드’로 불리며 상대 선수를 벌벌 떨게 만드는 빨간 티셔츠와 승리를 부르는 호쾌한 어퍼컷 세리머니. 팬들은 이제 당분간 이런 장면을 볼 수 없게 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미국·사진). 섹스 스캔들에 시달리던 그가 무기한 골프 중단이라는 비상구를 선택했다. 우즈는 12일 자신의 홈페이지(www.tigerwoods.com)에 “자아를 깊이 성찰한 끝에 골프에서 물러나 기간을 정하지 않고 쉬기로 결심했다. 더 나은 남편, 더 나은 아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내 불륜 때문에 많은 사람들,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안겼다. 다시 한 번 깊게 사과한다. 용서를 구한다”며 침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우즈의 골프 활동 중단 선언은 지난달 28일 미국 플로리다 주 자신의 집 근처에서 의문의 심야 교통사고를 낸 뒤 2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우즈는 ‘무기한 중단(indefinite break)’이라는 표현을 써 그의 복귀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즈가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내년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나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4월 마스터스 등이 쉽게 예상해볼 수 있는 복귀 시점이다. 하지만 이미 땅 끝까지 추락한 그에 대한 여론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자칫 장기 공백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는 골프 산업 전반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 우즈를 후원하던 기업들도 잇달아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듯한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의 질레트는 이날 우즈와의 CF, 이벤트 같은 마케팅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골프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우즈는 과연 회생할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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