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를 통해 송보배(23·사진)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보배는 1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사무국으로부터 올해 신인왕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신인왕과 상금왕, 대상을 휩쓴 송보배는 2007년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지난해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는 JLPGA 첫 승을 따내기도 했다. 한국 기준으로 볼 때 송보배는 신인이 아니다. 하지만 JLPGA는 우리나라와 신인 규정이 다르다. 한국에선 정회원이 된 이듬해에만 신인왕 자격이 있지만 일본은 언제든 정규 회원에 가입한 해에 신인왕이 될 수 있다.
송보배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비회원으로 일본에서 뛰었다. 그러다 이달 초 열린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끝난 뒤에야 회원 신청을 했다. 올해 일본오픈과 미즈노클래식 등 2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7292만 엔(약 9억5000만 원)을 벌어들인 송보배는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아 신인왕 수상자로 결정됐다.
사실 송보배는 지난해 시즌 중반에 회원이 되려 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미국으로 재활을 하러 떠나면서 회원 등록을 미뤘다. 만약 지난해 회원이 되었다면 신인왕은 송보배의 차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송보배는 “일본에 와 정신없이 사느라 신인 자격 같은 것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 그냥 시간 있을 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덜컥 신인왕까지 돼 버렸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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