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도 그 이후부터 롯데는 야구가 잘 됐다. 상동에는 숙식이 가능한 기숙사가 14실 있다. 2인1실이니까 최대 28명까지 기거할 수 있다. 희망자가 나오면 구단이 선별 수용한다. 육성가치가 큰 유망주가 1순위이고, 부산에 집이 없는 선수도 배려한다. 김민성 전준우 하준호 나승현 등이 기숙사 멤버다.
여기에서 롯데 장원준(24)은 예외(?)다. 유망주가 아니라 이미 주력선발이고, 부산고를 졸업한 토박이인데다 집도 부산에 있다. 그럼에도 장원준은 상동 숙소에 계속 거주했다. 거기에서 ‘서열 1위’였다. “유혹에서 비켜나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데다 야간훈련이 가능한 시설을 갖췄기에 그랬던 것 같다”고 상동 관리자는 말했다.
이런 장원준이 2010년에는 상동에서 ‘퇴실’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나갈 때가 된 것 같아서”란 알쏭달쏭한 답이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따로 집을 얻어서 살 생각이다. 상동에 머문 2년간 장원준은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2008년 12승)와 커리어하이 시즌(2009년 13승)을 누렸다. 장원준 한명만 놓고 봐도 롯데가 상동을 지은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