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 보낸 구단들 별 움직임 없어 욕심냈던 양키스는 선발투수 영입 FA시장 파장 분위기…여유 못부려
“아무래도 올해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나온 박찬호(36)의 연내 계약이 어려울 전망이다. 그는 팀 이적과 관련해 진척 상황을 묻는 지인에게 “올해는 힘들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주 가족과 귀국해 잠실구장에서 개인훈련 중인 그는 “지금은 (계약에 대해)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끼고는 조용히 구슬땀을 흘렸다.
박찬호는 25일까지 어떤 팀과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해 협상을 벌이는 것도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이 성탄절 연휴에 돌입하면서 결국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올해 처음으로 밟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기량을 한껏 과시했던 터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시즌 직후 6개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씁쓸함은 더하다. 게다가 전 소속팀 필라델피아와도 사실상 결별 상태. 필라델피아와는 윈터미팅에서 그의 에이전트 제프 보리스가 몇 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찬호로서는 이번 시즌 팀의 주축 셋업맨으로 맹활약했음에도 1년간 연봉 300만 달러(올해 250만 달러)라는 조건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력보강을 위해 선수 영입에 혈안이 된 팀들은 하나둘씩 FA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박찬호가 욕심을 냈던 뉴욕 양키스는 23일 선발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와 계약한 뒤 추가영입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박찬호에게 눈독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 세인트루이스와 샌프란시스코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FA 시장에 함께 머물던 중간계투 투수들도 각자 자리를 찾아갔다. 올 FA 시장에서 박찬호와 함께 주목을 끈 우완 셋업맨 중 브랜든 라이언(휴스턴)과 사이토 다카시(애틀랜타)가 일찌감치 새 소속팀을 찾았고, 최근에는 페르난도 로드니가 LA 에인절스와, 맷 캡스가 워싱턴과 합의했다.
물론 시장에서 박찬호의 입지는 아직 양호한 편이다. 세인트루이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여전히 문을 열어두고 있다. 뉴욕 메츠와 시카고 컵스는 맷 캡스를 영입하려다 실패한 터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SPN의 한 칼럼리스트는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한다면 박찬호를 영입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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