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파리아스 결국 29억원에 사우디로…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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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42)이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의 사령탑이 됐다. 알 아흘리는 26일 구단 홈페이지에서 “파리아스 감독과 1년 6개월 계약을 했다. 내년 1월부터 팀을 이끌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파리아스 감독의 이적 핵심은 역시 돈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에 따르면 알 아흘리가 그에게 제시한 연봉은 250만 달러(약 29억 원). 6월 포항과 2년 재계약을 할 때 합의한 연봉 40만 달러의 6배가 넘는다. 알 아흘리는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40만 달러도 지불할 걸로 알려졌다.

동기 부족도 이적 이유로 꼽힌다. 파리아스 감독은 K리그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 ‘파리아스 매직’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제 잘해봐야 본전이다. 딸 하이샤(15)와 아들 이고르(7)의 교육 문제가 마음에 걸렸을 수도 있다. 포항엔 국제학교가 없다.

포항 감독이기에 앞서 프로인 그가 돈이나 명분을 이유로 더 나은 조건을 쫓을 권리를 탓할 순 없다. 그러나 여전히 뒷맛은 개운치 않다. 파리아스 감독은 포항과 재계약할 당시 “2년 동안 포항만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는 신의와 도덕성을 망각했다는 지적이다.

이별 과정도 찝찝했다. 이달 중순 사우디 이적설이 나왔을 때 그는 펄쩍 뛰며 부인했다. 그러더니 며칠 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1년 동안 쉬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최종 행선지가 사우디로 확인됐다. 포항 구단과 팬은 뒤통수를 맞았다. 구단 관계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잔칫집이 초상집이 됐죠. 준비할 시간이라도 줬으면 서로 축복해줄 수 있었을 텐데….”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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