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킬러 ‘김신욱의 재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196cm 대표팀 기대주… 청백전서 혼자 2골
허정무 “악천후 속에서도 볼컨트롤 탁월”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김신욱이 안정된 자세로 강력한 슈팅을 날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을 눈여겨보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 현대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김신욱이 안정된 자세로 강력한 슈팅을 날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을 눈여겨보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 현대
196cm의 큰 키에 미끄러운 눈밭 위에서도 안정된 볼 터치.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자체 청백전을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유독 한 선수의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폭설이 내려 그라운드가 온통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골을 터뜨린 김신욱(21·울산)이 주인공. 김신욱은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뉜 청백전에서 발과 머리로 두 골을 넣어 비조끼팀에 2-0 승리를 안겼다.

허 감독은 “골을 터뜨렸다는 사실보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운 상태에서도 볼을 안정적으로 컨트롤하며 슈팅을 날리는 게 보기 좋았다. 장신으로 무게중심이 높은데도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에게 김신욱의 등장은 희소식이다.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는 빠르고 재기 넘치지만 덩치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에 취약하다. 그래서 늘 장신 공격수를 찾아왔다. 허 감독이 K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김영후(강원)와 유병수(인천) 대신 김신욱을 예비명단에 포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주영과 이근호의 백업 공격수로 이동국(전북)과 설기현(풀럼)을 후보에 올려놓은 허 감독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김신욱은 정통 골잡이가 아니라 수비수 출신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울산에 둥지를 튼 그는 올해 시즌 초반 이진호 루이지뉴 등 주전 공격수가 부상하자 대타로 전방 공격수로 투입됐다. 큰 키를 앞세운 고공 플레이로 K리그 23경기에서 7골 1도움을 기록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김신욱으로선 운이 좋았다. 공격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공격수로 투입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수비수 출신이다 보니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움직여 볼 컨트롤이 좋다. 계속 발전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좀 더 조련해야겠지만 김신욱은 수비수는 물론이고 미드필더, 공격수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술 활용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 감독은 “이번 훈련으로 베스트 멤버는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도 합류시킬 생각”이라고 밝혀 김신욱을 내년 1월 4일 떠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스페인 전지훈련 멤버로 발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29일 발표되는 전지훈련 멤버 25명에 김신욱의 이름이 포함될지 관심거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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