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김신욱이 안정된 자세로 강력한 슈팅을 날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196cm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을 눈여겨보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 현대
196cm의 큰 키에 미끄러운 눈밭 위에서도 안정된 볼 터치.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자체 청백전을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유독 한 선수의 플레이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폭설이 내려 그라운드가 온통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골을 터뜨린 김신욱(21·울산)이 주인공. 김신욱은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뉜 청백전에서 발과 머리로 두 골을 넣어 비조끼팀에 2-0 승리를 안겼다.
허 감독은 “골을 터뜨렸다는 사실보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운 상태에서도 볼을 안정적으로 컨트롤하며 슈팅을 날리는 게 보기 좋았다. 장신으로 무게중심이 높은데도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에게 김신욱의 등장은 희소식이다.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는 빠르고 재기 넘치지만 덩치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에 취약하다. 그래서 늘 장신 공격수를 찾아왔다. 허 감독이 K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김영후(강원)와 유병수(인천) 대신 김신욱을 예비명단에 포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주영과 이근호의 백업 공격수로 이동국(전북)과 설기현(풀럼)을 후보에 올려놓은 허 감독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김신욱은 정통 골잡이가 아니라 수비수 출신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울산에 둥지를 튼 그는 올해 시즌 초반 이진호 루이지뉴 등 주전 공격수가 부상하자 대타로 전방 공격수로 투입됐다. 큰 키를 앞세운 고공 플레이로 K리그 23경기에서 7골 1도움을 기록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김신욱으로선 운이 좋았다. 공격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공격수로 투입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수비수 출신이다 보니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움직여 볼 컨트롤이 좋다. 계속 발전하고 있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좀 더 조련해야겠지만 김신욱은 수비수는 물론이고 미드필더, 공격수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술 활용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 감독은 “이번 훈련으로 베스트 멤버는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도 합류시킬 생각”이라고 밝혀 김신욱을 내년 1월 4일 떠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스페인 전지훈련 멤버로 발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29일 발표되는 전지훈련 멤버 25명에 김신욱의 이름이 포함될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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