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2·볼턴)의 득점포가 새해 벽두부터 불을 뿜었다. 이청용은 3일 오전(한국시간)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링컨 시티(4부 리그)와의 FA컵 3라운드(64강전) 홈경기에서 후반 6분,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가른 뒤 후반 35분 타미르 코헨과 교체 됐다. 잉글랜드 진출 후 FA컵 첫 골. 작년 9월 웨스트 햄과의 칼링컵에서 도움을 기록한 이후 4골·3도움 째다. 이청용은 작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은 뒤 칼링컵, 정규리그, FA컵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고, 아울러 자신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팀이 한 번도 패하지 않는(5승2무)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볼턴은 후반 4분 상대 자책골로 선제골을 뽑아낸 뒤 이청용의 추가골, 후반 38분과 종료직전 케이힐과 마크 데이비스가 1골씩 더 보태며 4-0 대승을 거두고 32강에 올랐다. 이청용은 “예감이 좋다. 새해 첫 경기에서 승리도 하고 득점을 했다. 경기 초반 몸도 무겁고 날씨도 추워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득점 후 자신감이 붙었다. 앞으로도 볼턴에 한국선수를 좀 더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높아진 팀내 위상
연일 맹활약으로 이청용의 팀내 위상도 확실히 높아졌다. 이청용은 작년 여름 볼턴과 3년 계약을 맺을 당시 연봉을 매 시즌 재조정하기로 했는데, 최근 팀에서 연봉 재협상을 먼저 요청했다. 이청용의 에이전트 TI스포츠 김승태 사장은 “3주 전 연봉 재협상을 위해 영국으로 와 달라는 전갈을 받았다. 10일경 출국할 계획이다. 팀내 최고수준에 근접하는 연봉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이에 앞서 볼턴에서 일찌감치 장기계약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작년 11월 볼턴 구단주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장기계약을 하자는 말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주장 케빈 데이비스 등 팀에서 8∼10년 이상을 뛴 선수들에 이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이청용을 지목한 것. 그러나 올해 세계무대에 확실하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월드컵이 열리는 데다 나이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청용이 조급해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청용이 볼턴과의 계약관계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