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미계약자 2인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박한이(31)는 삼성과 비교적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반면 장성호(33·사진)는 KIA의 변함없는 박대에 정식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박한이는 7일 경산 볼파크에서 원 소속팀 삼성의 박덕주 운영팀 차장을 만났다. 지난해 11월 FA 우선협상 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결별한 뒤로 첫 공식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 삼성은 플러스 옵션을 포함한 총액 10억원 선의 2년 고정 계약을 제안했다. 삼성은 우선협상 당시에는 구체적인 금액조건 없이 ‘1+1’년의 계약기간만 제시했다. 한 단계 진전된 조건이다.
박덕주 차장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9일 다시 만나 계약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도 이날 KIA 윤기두 운영팀장과 만났지만 계약기간 1년에 기존 연봉 5억5000만원에서 50%% 이상 대폭 삭감된 금액을 제시받았다. 장성호는 “이 조건으로는 계약할 수 없다는 의사와 함께 팀에서 필요 없는 선수라면 차라리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 트레이드 시켜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기두 팀장은 “협상 테이블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말을 꺼내 당황스럽고 아쉬웠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장성호가 올해 꼭 필요한 선수라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기한 내 재계약에 성공하기 위해 계속 협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측은 11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