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잔디…지성도 ‘꽁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10일 17시 18분


버밍엄전 선발 출장 65분 활약
궂은 날씨 탓 패스미스 등 연발
평점 6…맨유는 1-1 무승부

박지성. 스포츠동아 DB
박지성. 스포츠동아 DB
20여년 만에 영국을 강타한 폭설과 한파에도 불구하고 10일(한국시간) 예정대로 버밍엄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박지성은 왼쪽 윙으로 선발 출장해 약 65분간 활약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맨유는 1-1로 무승부를 기록, 1위 첼시(승점29)와의 승점차를 ‘2’로 줄였지만 1경기를 더 치른 상태여서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게 됐다.

날씨 탓이 컸다. 영하 2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 경기가 벌어졌지만 경기장 안팎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다. 경기장 주변 도로는 지난 며칠 간 내린 눈으로 모두 얼어붙었고, 경기장 안 역시 사이드라인 바깥쪽은 아직도 눈이 쌓여 있었다. 코너킥을 차기 위해 골라인 밖으로 나갔던 긱스는 눈에 미끄러져 휘청 했을 정도였다.

기온 자체도 낮아 경기장의 잔디가 얼어붙어 선수들은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땅볼 패스를 하면 볼이 선수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굴러가 경기 초반에는 양 팀 선수들 모두 패스 미스를 연발하기도 했다.

현지에 경기를 생중계하던 ESPN 리포터가 경기장에 들어가 열쇠로 잔디를 찔러보며 단단하게 얼어버린 경기장 내부를 보여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에는 눈까지 내렸다. 몸을 웅크린 채로 경기장에 등장한 선수들의 입에서는 90분 내내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유난히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지성 역시 궂은 날씨라는 변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여러 번의 패스 미스와 볼 키핑 미스를 보이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인지 전반 31분 맨유의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팀 맥파튼과 자리다툼을 벌이다가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순둥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버밍엄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맨유의 동점골에 기여를 하긴 했지만 언론의 심판은 가혹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박지성에게 “버밍엄을 위협하지는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루니, 캐릭 등과 같은 6점을 줬다. 골닷컴은 박지성에게 양 팀 선수 통틀어 최저의 평점인 3점을 줬다. “골대 앞에서 자신감도 아이디어도 없다. 슛을 날리기 두려워 보인다”며 혹평했다.

버밍엄(영국)|전지혜 통신원

■ 박지성 코멘트

“이겼어야 하는 경기를 비겼고, 또 승점 2점을 놓쳤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좋은 장면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득점에 실패하는 건 상대팀에 막히는 등 여러 경우가 있는데 그 문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첼시와의 선두 경쟁에 대해)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어 다행이다. 오늘의 무승부는 아쉽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이고, 앞으로의 경기를 잘 대비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날 보여준 패스의 완성도를 묻자) 물론 조금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FA컵 탈락은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아쉬워한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다. 칼링컵, 리그, 챔스리그 등 많은 경기가 남이 있으니 좀 더 더 집중해야한다. 부상 선수들이 모두 돌아오면 팀의 전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 후반기에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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