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다이어리] 김대업 “어휴, 제 결혼식장이 태극전사 동문회였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10일 17시 18분


대표팀 주무였던 김대업씨 추억…2002월드컵 주역들 대거 참석

김대업
2003년 12월 20일, 대한축구협회 국제부 김대업(38) 과장의 결혼식은 축구계 안팎에서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김 과장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대표팀 주무로 궂은일을 도맡아했던 이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숨은 주역입니다. 그의 결혼식이 눈길을 끈 건 참석한 하객들의 면면이 너무도 화려했기 때문입니다.

2002한일월드컵 4강의 주축 멤버는 물론 당시 2004아테네올림픽을 대비하던 올림픽대표팀 선수들까지 모두 모였습니다. 태극전사들이 총출동한 셈인데요, 김 과장은 “사실 타이밍이 좋았다”고 웃음 짓습니다.

자신의 결혼식이 오후 4시였는데 같은 날 오후 1시경 명동에서 최태욱의 결혼식이 있었다는 겁니다.

선수들이 최태욱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모두 자신에게 들렀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다음날 홍명보장학재단 주최 친선경기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마침 그날 강남 모 호텔에서 단체로 묵기로 돼 있었다네요.

어쨌든 김 과장은 대표팀 주무의 체면을 톡톡히 세울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친척 어른들이 많이 대견스러워했답니다.

그의 말처럼 타이밍이 잘 맞은 것도 있지만 오랜 기간 선수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궁금한 점 하나. 과연 대표팀 축구선수들은 축의금을 얼마나 낼까요?
김 과장은 “적게는 5~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낸 선수들도 있었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운재와 김남일은 축의금 대신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를 턱하니 사 줘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답니다.

김 과장은 올해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허정무 감독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1999년 12월 허 감독이 제주도에서 올림픽 대표팀을 소집할 때 처음 주무를 시작했거든요.

“허 감독이 당시 선수들에게는 강성 이미지였을지 몰라도 지원 스태프들에게는 굉장히 따뜻했다. 화를 낸 적도 한 번 없어 가족처럼 지냈다”고 기억을 더듬네요. 그는 “현 대표팀 조준헌 주무만큼은 아니어도 허정무호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고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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