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의 선수단 버스 총격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토고 축구 대표팀이 토고 정부의 귀환 방침에도 불구, 선수단 투표를 통해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토고 대표팀의 공격수 토마스 도세비(낭트)는 10일 AFP 및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죽은 동료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기로 했다"라며 "모두 상심해 있지만 우리 대표팀의 가치를 보여주길 원한다. 우리는 남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토고로 돌아오라고 얘기했지만 선수단 전체가 간밤에 모여투표를 했고, 만장일치로 대회에 나서는데 찬성했다"라고 덧붙였다.
도세비는 특히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이번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경기 일정을 재조정하지 않는 것은 실망스럽다. CAF는 참가국보다 대회의 이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토고의 파스칼 보드요나 국토행정부 장관은 토고 수도 로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토고 정부는 팀을 철수하기로 했다. 우리는 이러한 비극적 상황에서 더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라고 대회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정부의 발표와 별개로 선수단 투표를 통해 토고로 돌아가지 않고 12일 새벽 예정된 가나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B조 1차전 경기를 예정대로 치르자는데 뜻을 모았다.
대표팀의 미드필더인 알렉시스 로마오(그르노블)도 프랑스 스포츠신문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단이 모여서 협의를 했고, 결국 그라운드에 서기로 했다"라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려다 팀 관계자들과 선수들이 사망하고 다쳤다. 그들을 남겨놓고 겁쟁이처럼 떠날 수 없다"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토고 대표팀의 스트라이커인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맨체스터시티)는 사건 직후 소속팀 복귀를 위해 영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토고 대표팀은 네이션스컵 개막을 앞두고 8일 전지훈련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앙골라 국경선을 넘어서 국경도시 카빈다를 지나다 무장 괴한에게 총격을 받았고, 버스 운전기사와 팀 대변인, 코치 등 3명이 사망했다.
사건 직후 카빈다 소수집단 해방전선(FLEC) 측은 이번 총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FLEC는 AP통신에 이메일을 보내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카빈다에서 대회를 치르지 말라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 조직위원회도 무책임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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