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체육인들은 확실히 술을 잘 마신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신체능력과 오버랩돼 술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됐다. 스포츠동아는 주1회 ‘폭탄토크’를 통해 술에 얽힌 체육인들의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프로농구 부산 KT의 김승기(38) 코치는 ‘술 관련 일화의 마르지 않는 샘’인 전주 KCC 허재(45) 감독의 용산고-중앙대 후배. 허 감독의 오랜 술 상대인 원주 동부 강동희(44) 감독과도 지난 시즌까지 동부 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중앙대 주당’ 계보를 이어왔다. 김 코치는 선수시절 터프한 플레이스타일로 ‘터보가드’라는 명성을 얻었다. 술을 마실 때도 코트에서와 마찬가지로 터보 엔진을 단다. 술잔에는 물론 젓가락에까지.
김 코치는 안주 많이 먹는 것을 치욕으로 아는 일부 주당과 달리 안주를 즐긴다. 소주 한잔에는 무조건 고기 한 점. 김 코치는 “그렇게 먹다보면 소주 30잔에 삼겹살 30점이 된다”고 했다. 선수시절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치킨 10조각과 맥주 10캔은 먹어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다. “그래도 아침에는 몸이 개운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가히 터보 위장 수준.
또 하나 놀라운 점은 회복력이다. 아무리 많이 마셔도 2∼3시간만 자면 완벽한 상태로 오전 훈련에 참여했다. 술 냄새만 안 나면 지도자들도 음주 사실을 잘 모를 정도였다. 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밤새 가득 채워진 위장에 또 해장국을 부었다. 그렇게 팽팽해진 복부로도 훈련만 시작하면 농구화에 터보엔진을 달았다. 김 코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요즘은 과음하면 아침이 힘들다”며 웃었다. 주량이 기싸움과도 상통하던 시절. 동기들에게도 ‘얼차려’를 줄 정도의 강력한 리더십을 갖췄던 김 코치는 주장을 도맡았다.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화통함은 변함이 없다. 전창진 감독과 함께 올 시즌부터 부산에 새 둥지를 튼 김 코치는 KT 돌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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