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을 기던 꼴찌에서 선두권으로의 화려한 변신. 도대체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올 시즌 프로농구의 ‘최고 히트상품’은 부산 KT다. 직전 시즌 최하위의 무기력함을 단기간내 떨쳐내고 고공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시즌 초반 잘 나갈 때만해도 ‘반짝 상승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보기 좋게 깨뜨렸다. 5라운드가 코앞이지만 울산 모비스, 전주 KCC와 함께 막강한 3강 구도를 구성한지 이미 오래. 팀내 최고참인 신기성(35·사진)의 입을 통해 ‘화려한 변신의 원동력’을 들어봤다.
○확 바뀐 마인드
꼴찌로 마친 지난 시즌. 선수단은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고 나름의 상처도 받았다. 그러나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님은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고,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지옥훈련을 통해 시즌을 착실히 준비했다. 고된 산악훈련을 하며 성취감도 맛봤다.
시즌 개막 후 ‘지는 경기’아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고비가 있겠지만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자신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하나 된 선수단
하루아침에 팀이 이렇게 바뀐 건 아니다. 꼴찌의 고통도 어찌보면 올 시즌 선전의 밑바탕이 됐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게 됐고, 하나가 됐다는 점. 아픔을 겪은 게 되레 약이 됐다.
주변에선 KT에 대해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도 많다. 더구나 KTF에서 KT로 바뀌면서 구단 지원도 더 좋아졌고, 선수들이 느끼는 보람 역시 더 커지고 있다.
○믿음 주는 ‘큰 감독님’
개인적으로 감독님은 ‘고마운 존재’다. 선수로서 적잖은 나이. 오르막이 아닌 내리막길에 있는 내게 믿음을 주셨다. 믿음이 제일 중요한데….
개막 초반, 몸이 좋지 않아 내가 초조해할 때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시고 편하게 해 주신 것도 감독님이었다. 선수 입장에서 감독님에 대해 뭐라 말하는 게 예의가 아니지만, 우리 감독님은 ‘큰 감독님’이시다. 때론 깜짝 놀랄 정도로 세심한 것까지 배려해주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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