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성추문과 홈런타자 마크 맥과이어의 약물복용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서 흔히 말하는 치팅(속임수)이다. 우즈는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을 속인 것이고, 맥과이어는 팬들을 속였다.
스포츠적 관점에서 보면 성추문은 개인적 일이다. 약물복용은 기록향상을 위한 속임수여서 문제가 심각하다. 여자 단거리스타 매리언 존스의 약물복용이 발각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메달을 박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미국내 정론지에서는 우즈의 성추문을 캐지 않는다. 우즈와 관련한 기사는 처음 스캔들이 터졌을 때와 이후 명예 추락으로 스폰서들이 등을 돌렸다는 뉴스가 전부다.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가 똑같다.
맥과이어는 홈런을 더 때리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고, 결국 세인트루이스 타격코치 임명을 앞두고 ‘고해성사’를 한 모양새다. 맥과이어의 약물복용 고백이 있은 뒤 반응은 엇갈린다. 홈런왕 행크 에런 및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용서해주자는 편이다. 그러나 8전9기 만에 2008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 리치 고시지는 “약물을 한 선수들은 절대로 명예의 전당에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맥과이어를 비난했다.
우즈의 성추문과 맥과이어의 약물복용 인정에서 양측의 대응에는 큰 차이가 드러난다. 이미지 관리 전문가들은 우즈는 에이전트와 주변 인사들을 모두 갈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에 자동차 추돌사고가 스캔들로 커졌을 때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2005년 의회 청문회에서 한차례 곤욕을 치렀던 맥과이어는 이번에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펼쳐들고 돌파구를 찾았다. 일련의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맥과이어는 12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처음 약물복용 사실을 인정했다. 인터뷰에 앞서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에게 전화로 약물복용을 사과했다. 이어 AP통신 인터뷰 후 전 미디어에 성명서를 보냈다. 그리고 이날 저녁 미 전역으로 방영된 1시간짜리 단독 인터뷰로 팬들에게 약물복용을 사죄했다. 중간 중간 눈물까지 비치며 감정도 삽입했다. 13일에는 ESPN 인터뷰를 통해 더 적극적으로 약물복용을 해명했다.
2005년 청문회에서 “과거를 얘기하지 않겠다”고 해 비겁한 홈런타자로 낙인찍혔던 맥과이어는 이번에 이미지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월 세인트루이스 타격코치 복귀도 매끄럽고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즈는 복귀 때 사전정지작업을 어떻게 펼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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