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연패’ 압박감 날린 압박수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5일 03시 00분


인천도개공, 최강 두산 격파
핸드볼큰잔치 우승 눈앞에

“아예 공을 못 잡게 수비하라고.”

14일 정읍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핸드볼 큰잔치 승자 토너먼트. 스타 군단 두산을 만난 인천도시개발공사 이승재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압박 수비를 주문했다. 인천도개공 선수들은 두산 주포 윤경신(203cm)이 공을 잡으면 두세 명이 따라붙었다. 작전은 주효했고 결국 인천도개공이 두산을 24-22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두산은 인천도개공의 밀착 수비에 당황했다. 공격은 자주 끊겼고 억지로 날린 슛은 번번이 골대를 빗나갔다. 두산은 전반 7분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팀 두산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21분 윤경민의 동점골로 6-6 동점을 만들더니 연이어 속공을 성공시켰다. 막판에는 윤경신의 연속 골로 13-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두산은 점수 차를 4점(15-11)까지 벌리며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175cm 단신으로 올해 입단한 심재복의 보석 같은 활약이 펼쳐졌다. 심재복은 12-15로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슛을 성공시켰다. 또 그는 팀 공격이 주춤하던 후반 10분 속공으로 14-16을 만들었다. 이후 인천도개공은 연속 6골을 성공시키며 20-16으로 역전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돌려놨다. 20번째 골도 심재복의 손끝에서 나왔다. 심재복이 이날 기록한 3골 모두 결정적 순간에 터진 것이다.

심재복은 수비 때는 자신보다 28cm나 큰 윤경신을 악착같이 따라다녔다. 흡사 프로농구에서 김승현(오리온스)이 서장훈(전자랜드)을 수비하는 모습 같았다. 심재복의 거머리 수비에 윤경신은 자주 넘어지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인천도개공은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인천도개공은 19일 결승 1차전에서 이기면 챔피언에 오른다. 지더라도 2차전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지난해 핸드볼 큰잔치에서 전승 우승했던 두산은 예상 밖 일격을 당하며 패자 토너먼트로 밀렸다. 패자 조에서는 상무가 웰컴크레디트코로사를 27-19로 꺾었다. 상무는 두산과 16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정읍=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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