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2부팀 평가전서 2골… 3-1 역전극 이끌어 허정무감독 “득점 반갑지만 느슨한 플레이 고쳐야”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친선경기였지만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상대는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2부 리그 팀인 베이 유나이티드. 하지만 잠비아에 2-4로 지고, 플래티넘 스타스(남아공 1부 리그 프로팀)와도 졸전 끝에 0-0으로 비긴 대표팀은 전지훈련 성과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리스와 월드컵 B조 1차전이 열리는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앞서 경기를 펼친 해발 1500m대의 고지대와 달리 고도 20m의 평지. 잔디 등 경기장 여건도 훌륭해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늘 경기에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많은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격수 이동국(사진)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반드시 대승을 거두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독이 오른 대표팀은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골은 베이 유나이티드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24분 마쿠보 레라토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어두워졌지만 1분 뒤 ‘라이언 킹’ 이동국의 발끝이 번쩍였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왼발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동국으로선 2006년 2월 15일 멕시코와의 친선 경기 이후 대표팀에서 거의 4년 만에 맛본 골. 이동국은 6분 뒤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려 “좀 더 분발해야 한다”며 다그쳤던 허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대표팀은 후반 5분 김보경의 추가골까지 더해 3-1로 승리했다.
허 감독은 “경기는 승리했지만 내용면에선 아직 멀었다”며 “지금까지 선수들 몸만들기 과정이었다면 스페인 전지훈련에선 본격적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국과 관련해선 “2골을 넣은 건 반갑지만 이후 느슨한 플레이는 고쳐야 한다”며 평가를 보류했다.
남아공에서의 모든 일정을 소화한 대표팀은 16일 스페인 말라가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18일 핀란드와, 22일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25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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