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조끼를 입고 빨간색 수건을 목에 두른 정읍시 핸드볼 서포터스 40여 명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축구의 골대, 야구의 투구, 농구의 드리블, 배구의 스파이크, 그리고 미식축구의 몸싸움을 합쳐 놓았다는 핸드볼답게 응원도 여러 종목 응원의 종합판이었다.
15일 핸드볼큰잔치 여자부 A조 정읍시청-벽산건설 경기가 열린 전북 정읍국민체육센터. 서포터스들은 축구의 ‘대∼한민국’ 응원구호에 맞춰 “정∼읍시청”을 ‘오 필승 코리아’에 맞춰 “오 필승 정읍시”를 외쳤다. 경기 중간에는 야구장처럼 가요를 개사한 응원가를 틀며 흥을 돋웠고 막대풍선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농구장에서처럼 상대 팀이 공격할 때는 느리게 북을 치며 “디펜스”를 외치고 상대가 페널티스로를 던질 때에는 야유로 기를 죽였다.
지난해 5월 결성된 서포터스는 그야말로 핸드볼 사랑으로 뭉친 마니아들. 식당 운영부터 대학 강사, 그리고 농부까지 이들의 직업 또한 다양하다. 이들은 5일 한국체대와의 예선 첫 경기 때는 폭설을 뚫고 8시간 만에 상경해 원정 응원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읍시는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을 배출한 곳으로 정읍동신초교, 정일여중, 정읍여고, 정읍시청으로 이어지는 초중고교와 실업팀을 모두 갖췄다. 서포터스들의 목표는 정읍시를 전국 최고의 핸드볼 메카로 키우는 것. 김종성 서포터스 회장은 “핸드볼 전용구장도 생겨 진정한 핸드볼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포터스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냈지만 아쉽게도 또 한 번의 ‘서울 원정 응원’ 꿈은 깨졌다. 정읍시청이 홈 팬의 성원을 등에 업기는 했어도 최강 벽산건설의 벽은 너무 높았다. 벽산건설은 빠른 공격을 앞세워 32-20 대승을 거뒀다. 벽산건설 신인 조효비는 양팀 최다인 10골로 맹활약했다.
앞선 경기에서는 부산시설관리공단이 한국체대를 27-26으로 꺾고 조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골키퍼 박소리의 선방이 돋보였다. A조 1위 벽산건설은 B조 2위 대구시청과, A조 2위 부산시설관리공단은 B조 1위 삼척시청과 18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