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경쟁서 화합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스페인 도착후 룸메이트 전격교체 왜?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지훈련의 초점이 ‘경쟁’이었다면 스페인 2차 훈련의 목표는 ‘화합’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5일 시작된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룸메이트를 같은 포지션의 경쟁 관계에 있는 선수들로 짰다. 베테랑과 신참을 주로 짝지었다. 공격수 이동국(전북)-김신욱(울산), 미드필더 김두현(수원)-신형민(포항), 김정우(광주)-구자철(제주) 등이 한방을 썼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선배가 후배에게 조언과 격려를 하며 끌어주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평소 경쟁을 중요시하는 허 감독의 팀 운영 철학이 반영됐다. 하지만 선수들로선 경쟁자와의 동거가 마음 편할 리 없는 일. “룸메이트끼리 말도 잘 하지 않는다”며 팀 내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토로한 선수도 있었다.

선수들의 고충을 반영했는지 허 감독은 16일 2차 전훈지인 스페인으로 옮긴 직후에 룸메이트를 싹 바꿨다. 이번엔 평소 편하게 지내는 선수들 위주로 짰다. 이동국은 잉글랜드에서 동고동락한 김두현과 같은 방을 쓰게 됐다. 막내 김보경(홍익대)은 청소년대표팀 동료였던 구자철과 한방을 쓴다. 동갑내기 조용형(제주)의 룸메이트가 된 김재성(포항)은 “개인적으로 친해 남아공에서보다 숙소 생활이 편하다”며 좋아했다. 이런 변화가 조직력 개선으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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