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본선 진출국들은 이미 본선을 치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치열한 정보 전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핀란드의 평가전이 열린 18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 에스타디오 시에다드 데 말라가 경기장.
이곳에 그리스대표팀 수석코치 로안니스 토팔리디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토 레하겔 감독을 보좌해 그리스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인물. 그리스가 2004년 유럽선수권을 우승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호흡을 이루고 있다.
그는 한국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말라가를 찾았다. 한국팀 라인업이 적힌 B4 사이즈의 큰 종이를 들고 왔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치렀던 경기 장면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어서 핀란드전에 나선 선수 명단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미리 그려놓은 포메이션 위에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름을 업데이트한 뒤 경기를 지켜봤다. 2006년 1월 사우디에서 한국과 경기한 바 있는 그는 태극전사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토팔리디스 수석코치는 한국 취재진에게 허정무호의 향후 일정 등을 물어보며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인 이메일 주소와 핸드폰 번호까지 적어주며 “이후에도 연락하면서 정보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기자들이 “그럼 그리스에 대한 정보도 줘야 한다”고 하자 “내가 코친데 우리 팀 정보를 어떻게 주겠냐. 기자들은 알려주는 직업 아닌가”라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나도 정보를 줄 테니 이메일로 한국팀의 스케줄 정보를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유연하게 대처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스페인에 왔다는 토팔리디스 수석코치는 경기 후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이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그는 “월드컵 예선 6경기를 봤는데 매우 좋은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해외파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면 굉장히 무서운 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핀란드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로 김정우(광주)와 염기훈(울산) 등을 꼽았다.
토팔리디스 수석코치는 22일 라트비아전은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핀란드전에서 큰 소득이 없었으니 그럴 만 했다. “3월 3일 열리는 평가전은 우리가 직접 가서 볼 예정이다. 우리도 그날 경기가 있어 스카우트를 파견할 생각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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