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현역 최고령 이창수 … 육탄으로 서장훈 막고 5반칙 퇴장
주특기 훅슛 펑펑·시즌 최다 6점 … 전자랜드 꺾고 ‘V 어깨동무’
○ 날개단 KCC,SK대파 공동 1위 점프
“‘국보 센터’를 ‘골동품 센터’에게 맡겨볼 생각입니다.”
창원 LG 강을준 감독은 19일 2009∼2010KCC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 매치업을 설명하던 중, 자기가 생각해도 기발했던지 같은 비유를 거듭 반복했다. 국보 센터란 전자랜드 서장훈, 이에 대응한 골동품 센터는 LG 이창수다.
이창수. 1969년생이니까 우리나이로 42세. 알렉산더-맥카스킬 용병 센터끼리 붙였고, 서장훈이 활개 칠 여지를 줄이기 위해 택한 카드는 이창수였다. 기승호, 이현호를 제치고 낙점했다. 강 감독은 “‘나이든 선수가 몸 안 사리는데 젊은 놈들 뭐하느냐’고 호통칠 수 있다”라고 농담 속에 진심을 담았다.
현역 최고령 선수 이창수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실업팀 삼성에 입단했다. 1965년생 강 감독이 현역일 때부터 같은 팀에서 뛰었다.
강 감독은 “내가 뛸 때 물병, 수건 갖다 주던 애였는데”라고 대견한 듯 기억했다. “올해 마무리하는 것 보고 마음 같아선 더 데려가고 싶다”고도 했다.
원래 술, 담배 다 했던 이창수였지만 간염으로 2년을 쉰 다음부터 오히려 몸 관리에 더 철저해졌다.
특유의 성실함을 알아본 강 감독은 모비스에서 FA로 풀린 이창수를 영입하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용병이 1명만 뛰는 현 규정에서 국내 센터자원이 부족한 탓도 있었지만 분위기를 고려했다. 이창수의 희생하는 자세가 귀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창수 카드는 적중했다. 특기인 훅슛으로 개인 시즌 최다인 6점을 넣었다. 4쿼터 종료 3분51초전 5반칙 퇴장당하기까지 서장훈을 18점(최종 22점)으로 묶었다.
또 후배가 득점하면 수비 전환 와중에도 축하해줬고, 도움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심지어 벤치에서의 파이팅도 이창수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
500경기 출장에 2경기를 남긴 이창수는 ‘국보급 골동품’이었다. LG가 89-81로 이겼다.
한편 전주에서는 용병 테렌스 레더 영입으로 날개를 단 KCC가 SK를 96-73으로 대파했다. KCC는 5연승으로 올시즌 첫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인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인천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