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탐구] 히어로즈의 떠오르는 특급 유격수 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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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0일 07시 00분


히어로즈 강정호는 떠오르는 특급 유격수다. 지난해 23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유격수로는 6년만에 20홈런을 기록한 강정호의 꿈은‘역대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다. 올시즌 목표는 25홈런과 90타점. 아시안게임 출전과 생애 첫 골든글러브수상을 향해 2010년 강정호가 뛴다.

○최고 유격수가 되자

두산 손시헌의 차지가 된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강정호가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 “솔직히 기대 많이 했죠. 시즌 내내 실수했던 순간들이 막 떠오르더라구요.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강정호는 프로에 입단해서 유격수가 됐다. 무등중 시절에 유격수로 뛴 경험이 있었지만 사실 유격수 초년병이나 다름없다. 그런 그가 지난해 보여준 수비능력은 놀랄만한 수준이었다. 유연한 핸들링과 빠른 연결동작, 다양한 각도의 송구능력은 프로 정상급으로 손색이 없었다. 강정호의 가장 큰 목표는 김재박(전 LG감독)과 삼성 박진만이 갖고 있는 골든글러브 5회 수상을 뛰어 넘는 것이다.

○슬럼프가 길다!

강정호는 슬럼프가 긴 편이다. 지난해도 4월과 5월 두달 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광주일고 시절에도 그랬다. “솔직히 2할5푼도 못칠 줄 알았어요. 타석에 들어가면 왜 그렇게 뜻대로 안되는지….” 슬럼프에서 빨리 탈출하지 못하면 일류선수가 될 수 없다. 강정호 스스로도 가장 빠르게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목했다.

지난해 5월까지 0.210에 머물렀던 강정호는 6월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6월타율 0.389를 시작으로 여름내내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결국 0.286이라는 수준급 성적을 냈다. 슬럼프 탈출에는 상대포수 연구가 큰 도움이 됐다. 각팀 포수들의 볼배합 습관을 세밀하게 분석한 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투수뿐만 아니라 타자에게도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슬럼프는 오겠지만 예년처럼 길게 가지는 않을 겁니다.”

○도전! 5년연속 20홈런

프로야구 출범이후 유격수 가운데 20홈런 이상을 때린 타자는 장종훈(한화 코치), 이종범, 홍세완(이상 KIA), 박진만, 강정호 5명이다. 장종훈이 3년연속 20홈런을 때렸다. 강정호는 장종훈을 뛰어넘는 5년연속 20홈런에 도전한다.

지난해 23개의 홈런을 때린 강정호는 손목이 강하고 컨택트능력도 좋다. 올해 목표는 홈런 25개다. 부상만 없다면 해볼만 하다는 게 이명수 타격코치와 강정호의 생각이다. 올해 2년연속 20홈런을 쳐낸다면 5년연속 20홈런은 좀더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현승이 형, 원삼이 형, 분석 다했어요

유격수는 투수가 던지는 볼의 움직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강정호는 “현승이 형과 원삼이 형의 공을 쳐야 하는 현실이 아쉽지만 분석은 다 됐다”며 웃는다. 지난해 그는 이현승의 호투를 보면서 “왜 상대타자들이 못 칠까?”를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구종의 늘어나면서 볼카운트에 따른 타자 공략법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현승이 형이 남성적이라면 원삼이 형은 여성적인 피칭을 하죠.”자신은 이현승이 장원삼보다 좀더 편하게 상대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털어놓는다. 유격수 자리에서 이현승과 장원삼의 공을 수도 없이 지켜봤다는 강정호가 팀을 떠난 두 에이스를 상대로 어떤 성적을 낼까.

○친구들과 여행 갈 거예요

강정호는 “야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털어놓는다. 그 가운데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을 잃어버린 게 가장 아쉽다고 한다. 축구를 잘해서 친구들과 공차는 것을 좋아했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어울렸던 강정호에게서 야구는 친구와의 시간을 빼앗아갔다. 야구를 시작한 후로는 훈련의 연속이었다. “저한테는 야구 빼면 추억거리가 없잖아요. 친구도 대학생활도 다 포기했으니까요. 야구로 성공하지 못하면 억울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광주일고 시절부터 훈련을 지독하게 했다. 성공할 때까지는 한눈팔지 않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주장 이숭용은 “23세의 젊은 나이면 주변의 유혹도 있을 법한데 정호는 흔들림이 없다”고 칭찬한다. 강정호는 전지훈련을 빼곤 개인적인 해외여행을 아직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올해는 시즌 뒤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갈 계획이다. 얼마전 해외여행을 가려고 적금을 넣기 시작했다.

○재균이는 친구이자 라이벌

2006년 함께 입단한 황재균과 강정호는 이제 히어로즈의 간판스타다. 둘은 지난해 전경기에 출전하며 데뷔후 최고성적을 냈고 함께 억대연봉선수가 됐다. 올시즌 아시안게임 대표선수가 되는 것도 둘의 같은 목표다. “지난해는 재균이와 함께 잘했던 경기가 별로 없었어요. 올해는 같이 잘하는 경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강정호는 투수,포수, 내야, 외야 안해본 포지션이 없다. 광주일고 2학년 때는 3루수로 청소년대표에 선발됐고 3학년때는 투수와 포수로 활약했다. 야구말고도 축구,농구,탁구,스쿼시 실력이 수준급이다. 스포츠에 있어서는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강정호는 “2010년이 야구를 한뒤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많은 팬들은 그가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한단계 더 올라서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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