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에서 시즌 도중 혹은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감독이 물러나는 게 낯선 일은 아니다. 그리고 남은 계약기간만큼의 잔여연봉은 당연히 구단에서 지급해야 한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모두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어 전 감독의 사임을 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의 진행을 잘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흥국생명 사령탑이던 2008년 12월 30일 경질됐다. 계약만료일은 2009년 6월 30일. 그러나 황 감독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잔여연봉을 모두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황 감독은 20일 이를 확인하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에서 세화여고 감독으로 가라고 하며 잔여연봉의 40~50% 수준만 주겠다고 해서 (세화여고) 감독직을 거절한 뒤 부당하다는 생각에 잔여연봉은 모두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몇 차례 실랑이 끝에 2월 경 잔여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잔여연봉의 10% 가량은 못 받았다”고 밝혔다. 그 금액이 얼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연히 지급해야 할 6개월 치 금액을 두고 구단이 전임 감독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다.
흥국생명 입장은 다르다. 황 감독 해임 당시 단장이었다가 2009년 5월 30일 물러난 뒤 19일 다시 복귀한 안병삼 단장은 “(황 감독이) 잔여임금을 당장 달라고 해서 지금은 정신이 없으니 나중에 주겠다고 했다. 내가 노무 관련 책임자도 아닌데 당장 준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이후 한꺼번에 전액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황 감독의 말과 다르다는 말에 “그럼 황 감독 보고 나에게 전화를 걸라고 하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양 측의 말이 완전히 반대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스포츠동아는 앞으로도 이 문제에 관해 계속된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실을 알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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