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과 두산이 2년 연속 핸드볼 큰잔치 정상에 올랐다. 벽산건설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진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엄마 골키퍼 송미영의 신들린 선방에 힘입어 삼척시청을 28-13으로 완파하고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디펜딩 챔피언 벽산건설과 지난해 슈퍼리그 원년 우승 팀 삼척시청의 맞대결이어서 접전이 예상됐다. 삼척시청은 지난해 슈퍼리그 챔프전에서 벽산건설에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에서 승리하며 골 득실차에서 앞서 역전 우승을 차지해 최강 벽산건설에 맞설 유일한 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송미영의 철벽 방어 앞에 삼척시청은 맥없이 주저앉았다. 송미영은 상대 슛 37개 중 25개를 막아내는 방어율 67.6%의 맹활약으로 골문을 굳게 지켰다. 송미영은 코트를 떠났다가 벽산건설 임영철 감독의 부름을 받고 복귀한 노장으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35세 주부다. 공을 놓은 지 4년 만인 2004년 고심 끝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지만 지난해까지는 팀 선배 오영란의 그늘에 가려 주로 벤치 신세였다. 그는 트레이너를 겸하고 있는 오영란 대신 이번 대회 주전 수문장으로 나서 뒤늦게 꽃을 활짝 피웠다.
챔프전 최우수선수에 뽑힌 송미영은 이번 대회 골키퍼 방어율에서도 46.4%로 1위에 올라 최고의 수문장으로 등극했다. 그는 “주전으로 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늦었지만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송미영이 골문을 든든히 지키는 사이 점수 차를 꾸준히 벌려 나가 후반 10분경 19-9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김온아가 8골을 넣었고 득점왕(37득점)에 오른 유은희도 7득점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삼척시청은 주득점원 정지해가 2득점에 그치는 바람에 2년 만의 우승 탈환에 실패했다.
남자부 챔프전 2차전에서는 두산이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6-24로 꺾고 우승했다. 승자 결승전에서 인천도개공에 져 패자 토너먼트로 밀리는 바람에 1패를 안고 다시 인천도개공과 맞붙은 두산은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2연패에 성공했다. 인천도개공은 엄효원(8득점)과 유동근(7득점)이 분전했지만 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39골을 넣어 득점상을 받은 윤경신(두산)과 20개의 도움으로 어시스트 1위를 한 김온아(벽산건설)가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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