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는 안티 팬이 많다. 크게 앞서고 있어도 악착같은, 김성근 감독의 ‘지지 않는 야구’가 상대 팬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하지만 경기 스타일에는 평가가 엇갈려도 SK가 앞서가는 구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SK의 행보는 마케팅에서 돋보인다. 2007년 스포테인먼트를 선언하며 차별을 시도했다. 남들 다하는 마케팅을 그럴듯한 단어로 꾸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SK는 2008년 스포테인먼트 2.0, 2009년 스포테인먼트 2.0+로 버전을 업그레이드했다. 스포테인먼트 2.0+는 ‘Space Funnovation(fun+innovation)’으로 요약된다. 구장 내 바비큐 존, 프리미엄 좌석 등 시설 개선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다.
SK는 올해부터 3년간 추구할 목표를 그린 스포테인먼트로 정했다. 세계적 이슈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프로 구단 최초로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직원들이 메이저리그의 마케팅 정책을 둘러보다 아이디어를 얻었고 7월 신영철 사장이 미국에 다녀온 뒤 실천하기로 했다. SK는 문학구장 조명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바꾸고 자전거를 타고 온 관중에게는 입장료도 깎아줄 계획이다. 또 ‘그린 홈런존’을 설치해 홈런 1개에 나무 1그루 심기 운동도 하고 바비큐 존에서 가스 대신 태양광 전기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에너지관리공단의 탄소 중립 프로그램에도 이미 가입했다.
그런 SK가 지난해 말 연고지 분할 보상금으로 받은 16억 원을 최근 유소년 야구를 위해 내놨다. 11억 원은 장학기금으로 출연했고 남은 5억 원으로 인천에 리틀야구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SK의 보상금 주장에 대해 “받을 이유가 없다”는 여론도 많았지만 SK는 받은 돈 전액을 쾌척하면서 비난에서 자유로워졌고 바람직한 프로 구단의 역할을 보여줬다. 신 사장은 평소 “우승만 많이 한다고 명문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앞장서서 이끌어야 명문 구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SK는 명문 구단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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