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6번째 참가 73세 이해영 씨 7년간 풀코스 115회 완주 “뛰고 나면 산삼 먹은 기분”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참가한 73세 마라토너 이해영 씨. 뒤늦게 입문한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뛰면 뛸수록 몸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 마라톤은 보약”이라며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 사진 제공 스포츠코리아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115회 완주하려면 몇 년이나 걸릴까. 15년 이상은 족히 걸릴 것 같지만 이해영 씨는 7년이 채 안 돼 100회를 훌쩍 넘겼다. 게다가 이 씨는 1937년생으로 올해 나이 73세다. 2002년 5월에 마라톤을 시작했으니 65세에 입문한 셈. 그는 지난해에 25차례, 재작년에 27차례나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다. 2주에 한 번꼴로 42.195km를 달린 셈이다.
그는 2001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두 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생사의 기로에서 돌아온 그에게 고교 동문들은 마라톤을 권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막상 뛰어보니 그는 천생 마라토너였다. 마라톤을 시작한 후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소화도 잘됐다. 그는 “마라톤은 세상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뛰고 나면 귀한 산삼을 먹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 환갑이 훨씬 지난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부인은 담당 의사에게 남편이 마라톤 하는 것을 말려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골인 후 찾아오는 ‘환상적인 희열’을 느낀 이 씨의 열정은 꺾일 줄 몰랐다. 오히려 담당 의사를 마라톤에 입문시키기도 했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 해도 한 달에 2, 3번씩 풀코스를 뛰면 몸에 무리가 오지 않을까. 해마다 받는 건강검진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걸로 나왔단다. 그는 “지금은 안 뛰면 몸에 이상이 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주중에는 3번 정도 여의도공원을 10km 이상 뛰고 주말에는 대회에 참가한다. 가끔 등산을 하기도 하는데 지난 주말에는 관악산 정상을 1시간여 만에 뛰어 올라갔다 내려왔다. 관악산 등반으로는 성에 안 찬 그는 서울대 대운동장 트랙을 20바퀴 뛰고 캠퍼스를 수차례 돌았을 정도.
이 씨는 70대 마라토너 모임인 칠마회 동료 10여 명과 3월 21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한다. 벌써 여섯 번째 참가다. 그는 “서울 도심을 달리는 기분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마라톤을 할지 정해 놓지 않았다. 풀코스 200회 완주, 세계 5대 마라톤 출전. 끝을 정해놓기엔 이루고 싶은 목표가 너무 많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