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야구 대표 선수들은 값진 준우승을 일구며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WBC 열기는 고스란히 국내 프로야구로 이어졌다. 하지만 WBC 스타들 중에는 명성에 못 미치는 2009년을 보낸 이들이 적지 않다.
아쉬움 속에 지난해를 보낸 스타들이 재기를 위해 전지훈련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고영민 이종욱(이상 두산), 박기혁 강민호(이상 롯데), 이용규(KIA) 등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팀 2루수였던 고영민은 지난해 85경기에서 타율 0.235로 부진했다. 안타(66개)보다 삼진(76개)이 더 많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고영민의 부진에 시즌 내내 속을 태워야 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고영민은 “전 경기 출장과 3할 타율, 30도루가 목표다. 2007년에 이어 득점왕도 노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스윙 후 배트가 들어올려지는 타격 폼도 고쳤다.
고영민과 함께 대표팀 내야를 책임졌던 박기혁도 사이판 전훈에서 재기를 다짐했다. 그의 지난해 타율은 0.217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2008년(0.291)에 한참 못 미쳤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나오던 “안타 하나 쳐 주세요”를 반복하는 응원가가 그를 놀리는 것처럼 들릴 정도였다. 수비에서도 잦은 실책으로 흔들렸다. 그는 “올해는 타격, 수비 모두에서 실망시키지 않겠다. 아시아경기 대표와 골든글러브도 욕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의 WBC 결승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강민호도 개막전 출장을 목표로 재활과 훈련에 한창이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달렸던 그는 사이판 훈련장에서는 캐치볼을 시작했다.
WBC 대표팀 톱타자를 번갈아 맡았던 이종욱과 이용규도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둘 모두 지난 시즌 초반 아찔한 부상을 당하며 부진에 빠졌다. 이종욱은 82경기, 이용규는 50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이종욱은 입단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연봉이 깎이며 지난해보다 1000만 원 삭감된 1억6200만 원에 사인한 아픔을 뒤로하고 맹훈련 중이다. 이용규도 괌에서 재활 훈련을 마치고 27일 귀국해 29일 야수들이 훈련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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