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 “길어져라! 방망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30일 07시 00분


올시즌 목표 장거리타자 변신
6년만의 두자릿수 홈런 선언


삼성 박한이(31)는 해마다 이맘때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 한 가지 시즌 목표를 세운다. 체격(182cm·91kg)에 걸맞게 장타력을 키워 홈런수를 늘리겠다는 소망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괌 스프링캠프에서 ‘중장거리 타자로의 변신’을 염두에 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역시 여건은 녹록치 않고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특히 지난해 말 결혼식을 올리느라, 또 2개월 가까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협상을 펼치느라 예년보다 캠프 합류 전 개인훈련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12일 괌에 도착한 뒤 한동안은 훈련을 따라가기도 버거웠다. 박한이는 29일 “솔직히 힘들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또 쉰 기간이 길었던 만큼 지금 무리하면 자칫 부상 위험이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래도 박한이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는 “(타격훈련의 강도가 높아)손도 다 까졌다. 확실히 과거보다 팀훈련 강도가 세졌다. 하지만 여기에서 체력을 충실히 다진 뒤 오키나와(2차 캠프)로 넘어가 타격기술훈련에 집중하겠다”며 “지난해까지 중거리타자였다면 올해는 중장거리타자로 변신하겠다. 단타는 2루타, 2루타는 홈런을 만들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다시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한 베이스를 더 치겠다’는 얘기. 박한이는 2004년 16홈런 이후로 줄곧 한 자릿수 홈런에 머물렀다.

나이를 먹을수록 힘은 떨어지는 법이고, 장타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그렇다면 박한이는 어떤 방식으로 6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 홈런을 뽑고 중장거리타자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일까. 해답은 두 가지. 오키나와에서 진행될 기술훈련 과정에서 배트 스피드를 향상시키고 히팅 순간의 정확도를 좀더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또 하나의 해법은 바로 ‘발’. 박한이는 “사실 몇 년 새 발이 느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캠프에서 착실히 훈련해 주력을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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