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겨울올림픽 D-10] 알고 보면 재미 10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13일∼3월 1일 17일간 열전

지구촌 겨울축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이 시작됐다. 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과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는 가운데 박성인 선수단장(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이상을 따내 2006년 토리노 대회(7위)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지구촌 겨울축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이 시작됐다. 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과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는 가운데 박성인 선수단장(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이상을 따내 2006년 토리노 대회(7위)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밴쿠버 겨울올림픽(13일∼3월 1일)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선수단은 2일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결단식을 하고 2회 연속 톱10 진입을 다짐했다. 한국은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봅슬레이, 스켈리턴, 루지, 알파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등에 46명이 출전한다. 여름올림픽에 비해 생소한 종목이 많은 겨울올림픽을 10배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각 종목의 규칙과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피겨의 꽃 점프, 기술점수의 80%이상 차지

지금까지 겨울올림픽에서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한 종목은 쇼트트랙이었다. 하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사진)의 등장으로 이제 최고의 인기 종목은 피겨가 됐다. 2, 3년 전 불어 닥친 열풍에 비해 피겨 종목 자체는 아직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용어가 외국어인 데다 각종 기술은 왜 그리도 많은지…. 꾸준히 피겨 경기를 보지 않은 팬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올림픽을 맞아 피겨를 마스터해보자.

○ 점프만 이해해도 전문가

피겨 기술의 백미는 점프(Jump)다. 여자 싱글의 경우 쇼트프로그램에는 8개, 프리스케이팅에는 12개의 과제가 있다. 이 가운데 점프는 쇼트에서 3개, 프리에서 7개가 포함돼 있다. 그만큼 점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점수가 크게 달라진다. 점프 점수는 기술점수의 80%이상을 차지 한다. 피겨에는 6가지 점프가 있다. 악셀(Axel), 러츠(Lutz), 루프(Loop), 플립(Flip), 토루프(Toe Loop), 살코(Salchow). 점프의 명칭은 대부분 그 기술을 처음 사용한 선수의 이름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점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스케이트 날 앞에 톱니모양처럼 생긴 토(Toe)로 찍어서 도는 러츠, 플립, 토루프와 스케이트 날(에지·Edge)을 사용해 뛰는 살코, 루프, 악셀이 있다. 점프 종류와 회전수에 따라 기본 점수가 다르다. 트리플(3회전) 점프를 기준으로 토루프의 기본 점수는 4.0점, 살코 4.5점, 루프 5.0점, 플립 5.5점, 러츠 6.0점, 악셀 8.2점이다.

점프마다 규정된 날 사용을 제대로 했는지 판단해 잘못됐으면 ‘롱 에지(Wrong edge)’나 ‘어텐션(Attention)’ 마크가 붙기도 한다. 회전수도 중요하다. 규정상 0.75바퀴(4분의 3)만 돌아도 1회전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0.74바퀴를 돌면 1회전이 깎인다. 트리플 점프를 뛰었을 때 2.75바퀴 이상을 뛰어야만 3회전으로 인정받는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에서 회전수를 제대로 채우지 못해 2회전으로 기술 점수가 깎일 때가 많다.

○ 총점은 기술+예술 점수 합계

피겨에서 현재의 채점제가 시작된 것은 2002∼2003시즌부터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부터 본격 도입됐다. 신채점제는 심판들의 담합을 막고 판정의 공정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심판진은 크게 ‘테크니컬 패널(Technical Panel)’과 ‘심판(Judge)’으로 나뉜다. 컨트롤러와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로 구성되는 테크니컬 패널은 선수들이 펼친 기술이 제대로 수행됐는지를 결정한다. 심판은 각 기술 요소의 가산점(GOE·Grade of Execution)을 매긴다. GOE는 해당 기술의 수행 여부에 따라 주어지는 등급으로 상황에 따라 ―3∼+3점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수가 기술점수(TES)다.

심판들은 예술점수(PCS)도 채점한다. 테크니컬 패널의 판단이 중요한 TES와 달리 PCS는 심판들의 고유 영역이다. PCS는 스케이팅 기술,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해석 등 5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즉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PCS와 TES를 합친 점수다. PCS는 0점에서 10점까지 0.25점 단위로 채점하며 여자 싱글은 쇼트프로그램의 PCS에 0.8의 계수를 곱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선 1.6의 계수를 곱해서 점수를 낸다. 계수를 곱하는 이유는 TES와 PCS의 점수 비율을 50 대 50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키워드로 보는 생소한 종목들

일반 팬들에게는 낯선 스키점프와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루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프리스타일 스키, 컬링 등을 키워드로 묶어 살펴본다.

플라이(fly)- 스키점프,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한마디로 ‘나는’ 종목이다. 스키점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스키 프리스타일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스키점프는 ‘비행 자세와 거리’가 키워드다. 점프대를 내려오며 가속해 이륙한 뒤 내리막 언덕의 경사면을 따라 날아간다. 좋은 자세로 멀리 날아가면 이긴다. 도약대 길이와 언덕 크기에 따라 노멀힐(Normal Hill), 라지힐(Large Hill)로 나뉘며 단체전은 라지힐에서 치러진다.

기준 거리는 종목과 대회마다 다르다. 휘슬러 스키장에서 열리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선 노멀힐 K-95, 라지힐 K-125가 기준. K는 독일어로 된 용어 약자이고 뒤의 숫자는 기준 거리로 ‘95’는 95m, ‘125’는 125m를 뜻한다. 기본 점수 60점에 기준 거리에서 1m 단위로 멀리 날아가면 2점씩 가산점, 적게 날아가면 1점(노멀힐) 또는 1.8점(라지힐) 감점된다. 여기에 자세 점수(60점 만점)를 더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수평 곡예비행’이다.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원통형 슬로프를 지그재그로 내려오며 점프, 회전 등의 기술을 펼친다. 파이프 벽면을 타고 오르는 점프 는 6∼8회 한다. 기본동작, 회전, 기술난이도, 착지, 테크닉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각각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 합산한다.

프리스타일 스키 중 모굴과 에어리얼은 ‘수직 곡예비행’이다. 모굴은 눈 둔덕(mogul) 구간을 통과한 뒤 슬로프에서 2번 점프대를 타고 공중 연기를 펼친다. 에어리얼은 점프 연기로 겨룬다. 1, 2차로 두 차례 연기한 뒤 점수를 합한다.

썰매- 봅슬레이, 루지, 스켈리턴

봅슬레이, 루지, 스켈리턴은 썰매를 타고 1200∼1400m 길이의 구불구불한 인공 구조물 코스에서 스피드를 다툰다. 봅슬레이는 원통형 썰매를, 스켈리턴은 납작한 썰매를 사용한다. 두 종목 모두 스타트할 때 썰매를 밀어 가속한다. 루지는 납작한 썰매 위에 누워 타며 봅슬레이, 스켈리턴과 달리 썰매를 타기 전에 미는 동작이 없다.

1경기 2종목 바이애슬론-스키 타며 사격까지

바이애슬론(biathlon)이라는 이름 자체가 ‘두 가지 경기’를 뜻한다. 눈 많은 지역에서 군인에게 필요한 능력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술을 겨루는 종목이다. 총을 메고 스키로 달리다 사격대가 나타나면 규정된 자세로 총을 쏜다. 사격 표적을 못 맞히면 종목에 따라 불발표적 개당 1분을 주파 기록에 더하거나 또는 사격대 주변에 설치된 벌칙 코스를 돌아야 한다.

거리에 따라 개인(남자 20km, 여자 15km), 스프린트(남자 10km, 여자 7.5km)로 나뉜다. 추적 종목은 스프린트 순위 상위 60명이 출전하는데 스프린트 기록이 빠른 순으로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앞 선수와 기록 차를 두고 출발해 결승선을 가장 먼저 넘는 선수가 이긴다.

빙판 위의 체스 돌덩이로 하는 ‘빙판위 구슬치기?’

컬링은 19.96kg 무게의 돌덩이(스톤)를 빙판 위에 그려진 표적판(하우스)에 누가 더 중앙에 가깝게 붙이는지를 겨룬다. 상대 스톤을 밀어낼 수도 있기 때문에 작전이 중요하다.

10엔드로 구성된 경기에서 엔드당 한 팀이 8개의 스톤을 상대팀과 한 번씩 번갈아 던진다. 하우스 중앙에 있는 가장 작은 원(버튼)에 스톤을 가장 가깝게 놓은 팀이 엔드를 이기며 버튼에 가장 가까이 놓인 상대팀 스톤보다 더 가깝게 놓인 스톤의 수가 점수가 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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