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무체육관은 후끈했다. 삼성화재는 홈팬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고 코트에 나섰다. 삼성화재 ‘괴물 용병’ 가빈 슈미트는 1세트부터 타점 높은 스파이크를 때려댔고 조승목이 5점을 보탰다. 삼성화재는 19-14까지 앞서며 손쉽게 첫 세트를 따낼 듯 보였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대행이 선수를 교체한 건 그때였다. 라이트 밀류셰프를 빼고 김학민을 세웠다. 경기 흐름이 바뀐 것은 그때부터였다.
대한항공이 2일 삼성화재를 3-0(25-23, 25-23, 31-29)으로 꺾고 10연승으로 훨훨 날았다. 대한항공이 프로 출범 이후 삼성화재를 3-0으로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신 감독대행 체제 출범 이후 15경기에서 14승 1패의 놀라운 상승세다. 선두 삼성화재와의 승차도 2경기로 좁혀졌다.
1세트 후반 교체 선수로 출전한 김학민은 2, 3세트 잇달아 선발로 나오며 팀 최다인 23점을 올렸다. 1세트에서 처음 역전 스파이크를 터뜨린 것도 그였고 2세트 22-22에서 전세를 뒤집는 득점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29-29까지 듀스 접전을 이어갔지만 가빈(30득점)이 서브를 실패한 데 이어 백어택마저 아웃되는 바람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동안 밀류셰프의 체력이 떨어지는 경기 후반에 주로 투입됐던 김학민은 이날은 1세트부터 맹활약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신 감독대행은 “삼성화재를 상대할 때는 서두르지 말아야 하는데 오늘 우리 페이스를 잘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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