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용병? 복받은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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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레안드로 → 안젤코 → 가빈… 왔다하면 펄펄 나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들

삼성화재 가빈(뒤)은 상대 선수의 블로킹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스파이크를 때린다. 레안드로, 안젤코, 가빈으로 이어온 삼성화재 초특급 외국인 선수의 고공 강타는 팀 공격의 핵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삼성화재 가빈(뒤)은 상대 선수의 블로킹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서 스파이크를 때린다. 레안드로, 안젤코, 가빈으로 이어온 삼성화재 초특급 외국인 선수의 고공 강타는 팀 공격의 핵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 공격의 핵은 단연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24)다. 가빈은 24경기에서 767점을 올려 2위 박철우(428득점·현대캐피탈)보다 339점이나 많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팀 득점(상대 실책으로 얻은 점수는 제외)의 47.9%를 올렸고 공격점유율은 50.7%나 된다. 대한항공 밀류셰프(공격점유율 22.8%), 현대캐피탈 매튜 앤더슨(21.8%), LIG손해보험 피라타(27.2%)와 비교하면 가빈의 팀 내 비중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빈화재’란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06년 이후 득점왕 도맡으며 명가 지켜와
“세터-수비 등 팀이 받쳐줘 더 돋보이는 것”

○ 명가를 살린 세 외국인 선수

삼성화재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한 외국인 선수는 가빈만이 아니다. 2005∼2006시즌에 특급 외국인 선수 숀 루니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에 정상을 내준 삼성화재는 2006∼2007시즌을 앞두고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 다 실바를 영입했다. 레안드로는 208cm의 큰 키와 80cm 서전트 점프를 무기로 코트를 평정했다. 데뷔전이었던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올린 49점은 올 시즌 박철우(50점)가 깨기 전까지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그는 717득점으로 득점왕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레안드로가 떠나자 2대 괴물 안젤코 추크가 빈자리를 메웠다. 안젤코는 2007∼2008시즌 805득점으로 1위에 올랐고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도 차지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이 날며 역대 최다인 885득점으로 2년 연속 득점왕에 등극했다. 안젤코의 활약으로 삼성화재는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안젤코보다 잘하는 외국인 선수가 나올까 싶었지만 가빈이 등장했다. 가빈은 경기당 평균 32점을 올리고 있다. 12경기가 남은 상황이라 안젤코가 세운 정규리그 역대 최다 득점(885득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 그들이 잘하는 이유는 삼성화재라서?

2006년 이후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는 예외 없이 잘했다. ‘잘하는 팀이 어쩌면 운까지 좋을까’라는 시샘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가빈이 다른 팀에 있어도 잘했을까.

김건태 국제배구연맹 심판은 “가빈이 잘하는 것은 최태웅이라는 걸출한 세터가 입맛에 맞게 공을 올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화재가 경험을 통해 팀 컬러에 맞는 선수를 고르는 혜안을 갖춘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도입 첫해 미국 대표팀 주전이었던 윌리엄 프리디를 데려왔지만 재미를 못 봤다. 빠른 배구에 익숙한 프리디는 고공 강타를 때릴 거포가 필요한 삼성화재의 필요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삼성은 수비가 좋기 때문에 공격만 책임지면 되는 라이트가 필요하다. 가빈은 삼성화재에 잘 맞는 선수”라고 평했다. 김세진 KBSN 해설위원도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가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삼성화재의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 그리고 최태웅의 깔끔한 토스를 꼽았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정상혁 인턴기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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