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3色 대결 “배구는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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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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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하자고”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프로배구 올스타전에 앞서 남자팀 코칭스태프와 여자팀 코칭스태프의 이벤트 경기가 열렸다. 남자팀 세터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왼쪽)이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대행(오른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자, 이렇게 하자고”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프로배구 올스타전에 앞서 남자팀 코칭스태프와 여자팀 코칭스태프의 이벤트 경기가 열렸다. 남자팀 세터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왼쪽)이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대행(오른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주기 위해 만든 자리. 평소와 달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얼굴엔 연방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다. 각본이 없는 이상 지려는 사람은 없다.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 50대 vs 40대 감독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55)이 세트를 했다. 공은 KEPCO45 강만수 감독(55)을 향했다. 30년 전이라면 백발백중 상대 코트를 향해 벼락같은 강타가 터졌을 상황. 하지만 유니폼 위로 뱃살이 출렁거리는 50대 중년의 스파이크는 번번이 네트에 걸렸다. 초반부터 벤치 신세가 된 강 감독 대신 레프트를 꿰찬 삼성화재 임도헌 코치는 30대 후반. 그가 LIG손해보험 감독 대행을 맡은 30대 김상우 코치와 함께 네트 앞에 서자 남자팀은 달라졌다.

반면 40대 감독이 주축인 여자팀은 처음부터 짜임새가 있었다. 세터 GS칼텍스 이성희 감독과 레프트 KT&G 박삼용 감독의 콤비는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듯했다. 여자팀은 감독 모두가 끝까지 코트를 지킨 반면 남자팀은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대행만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남자팀이 백업 선수(?)들을 앞세워 21-18로 이겼지만 주전(감독)끼리만 대결했다면 여자팀이 우위였다.

○ 토종 vs 용병

2년 연속 올스타 최고 득표의 주인공 한선수(대한항공)는 “상대 공격력이 좋다고 하지만 배구는 조직력도 중요하다.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력이 성긴 것은 두 팀 모두 마찬가지였다. 결국 득점 선두 가빈 슈미트(삼성화재)를 앞세운 인터내셔널팀이 2-1(25-23, 25-20, 11-15)로 이겼다.

인터내셔널팀은 최근 아버지를 여읜 매튜 앤더슨(현대캐피탈), 퇴출된 밀류셰프(대한항공) 대신에 이경수(LIG손해보험)와 신영석(우리캐피탈)이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국내 에이스 2명이 합류하면서 팀은 더 강해졌다. 블라도 페트코비치(우리캐피탈)의 빨랫줄 세트와 가빈의 스파이크를 앞세워 1세트를 따낸 인터내셔널팀은 2세트에 국내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고비마다 터진 가빈과 피라타의 득점을 앞세워 승부를 갈랐다. 평소 공격 점유율이 50%가 넘는 가빈은 올스타전의 특성상 이날은 28.2%에 그쳤지만 65%의 성공률을 자랑하며 양 팀 최다인 16점을 올려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 스파이크 서브

스파이크 서브는 ‘서브의 꽃’이다. 제대로 성공하면 상대는 리시브부터 헤매기 마련. 하지만 범실 가능성이 높아 자칫하면 독이 된다. 이날도 잘 맞은 서브가 번번이 아웃돼 기록이 좋지 않았다.

남자부에서는 시속 111km를 찍은 강동진(대한항공)이 우승하며 상금 100만 원을 받았지만 역대 최고인 레안드로(삼성화재)의 117km는 깨지 못했다. 가빈은 2차 시기에서 110km를 기록했지만 3차 시기 회심의 강타가 측정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가빈은 모든 선수가 콘테스트를 마친 뒤 112km의 강서브를 날렸지만 아쉽게 엔드라인을 벗어나 인정받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오지영(도로공사)이 역대 최고인 95km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종전 최고는 지난 시즌 카리나(흥국생명)의 94k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황영조-심권호 심판… 댄스 세리머니…▼
만원 장충체육관 팬 서비스에 열광


‘선심 황영조’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이 프로배구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 선심으로 깜짝 변신했다. 선심기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어설퍼 보인다.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선심 황영조’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이 프로배구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 선심으로 깜짝 변신했다. 선심기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어설퍼 보인다. 사진 제공 한국배구연맹
배구 팬들이 신났다. 지난달 10일 서울 연고팀 개막전을 치르며 16년 만에 ‘배구 메카’ 자리를 되찾은 장충체육관은 7일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모여든 6251명의 팬으로 통로까지 가득 찼다. 장충체육관의 공식 좌석 수는 4200석이다.

팬들은 다른 종목 스타를 코트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누렸다. 마라톤 황영조, 레슬링 심권호, 사격 이은철, 육상 이진택 등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가 남녀 코칭스태프 경기에 선심으로 나선 것. 심권호는 KT&G 박삼용 감독의 억지 항의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등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웃음을 줬다. 이들은 장윤창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봉사 모임인 ‘함께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하는 인연으로 코트에 나섰다. 팬들은 남녀부 올스타전에서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세리머니를 요청했고 선수들은 미리 준비해온 최신 댄스를 선보여 관중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여자부 올스타전은 지난 시즌 최종 순위 2, 3위 팀으로 구성된 V-스타(GS칼텍스, KT&G)가 1, 4, 5위 팀으로 이뤄진 K-스타(흥국생명, 현대건설, 도로공사)를 3-0(25-18, 27-25, 15-9)으로 꺾었다. 전 세트 선발로 출전해 블로킹 2점을 포함해 8점을 올린 GS칼텍스 김민지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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