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34·구미시청·사진)이 15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88체육관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급(무제한급) 결승에서 하상록(에너라이프)을 3-0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2006년 3월 안동장사대회 이후 4년 만의 우승이자 2008년 씨름판 복귀를 선언한 뒤 처음 딴 장사 타이틀이었다.
2006년 7월 은퇴하기 전 그에게 우승은 일상이었다. 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18회 등 숱한 대회를 휩쓸던 그였다. 그러나 은퇴 후 진출한 이종격투기에서 실패를 맛보고 모래판으로 돌아온 그에게 우승은 어느덧 간절한 소망이 됐다. 복귀 후 초반 부진을 딛고 지난해 10월 추석 장사대회와 12월 천하장사 대축제에서 연달아 결승에 올랐지만 두 번 모두 17년 친구 황규연(현대삼호중공업)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날은 달랐다. 이태현은 황규연을 꺾고 올라온 지난해 설날대회 우승자 윤정수(현대삼호중공업)를 8강전에서 계체승으로 눌렀다. 결승 첫째 판에선 하상록을 전광석화 같은 배지기로 눕혔다. 하상록은 왼쪽 무릎을 다쳤고 이태현은 둘째, 셋째 판을 밀어치기와 되치기로 쉽게 따냈다.
그의 우승은 나흘 전 둘째 아이인 딸을 출산하고 산후조리 중인 부인에게 전해져 감격을 더했다. 이태현은 “계속 2등만 하는데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구미 시민 여러분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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