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강원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큰 힘을 얻게 됐다. 16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김진선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 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소희 유치위원(왼쪽부터). 사진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한국은 겨울올림픽에서 메달 편식증이 심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따낸 31개의 메달 중 스피드스케이팅 2개를 제외한 29개가 쇼트트랙에서 쏟아졌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김윤만의 1000m 은메달, 2006년 토리노 대회 이강석의 500m 동메달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온 메달. 통산 17개의 금메달도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강원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치명적인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지구촌 겨울 스포츠의 제전을 열기에 한국은 어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강원도지사는 “국제무대에서는 한국이 겨울스포츠를 하는 나라인지조차 잘 모르는 게 현실”이라며 어려움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의 금메달 행진이 이어지면서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 전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1세 동갑내기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가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세계 최초로 동반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겨울 스포츠의 위상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밴쿠버에 머물며 평창 홍보 활동을 펼치는 김진선 유치위 공동위원장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평창의 유치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2010년과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평창은 쇼트트랙 말고는 내세울 게 없었으나 이번 쾌거를 통해 유치 경쟁에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선전에 이어 피겨 여왕 김연아를 앞세워 평창을 알리는 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달권은 아니더라도 봅슬레이, 스키점프, 모굴스키 등 다양한 종목에 한국 선수들이 고르게 출전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러시아 소치가 평창과 치열한 경합 끝에 2014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데는 겨울스포츠 세계 최강국인데도 올림픽을 한 번도 열지 못했다는 이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기력은 올림픽 유치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유치위원회 김만기 홍보부장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종목에서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한국 겨울 스포츠의 넓어진 저변을 알리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와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평창은 김진선 조양호 유치위 공동조직위원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복귀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이 밴쿠버 현지에서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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