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28·미국·사진)가 18일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4년 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에서 겨울올림픽 개인 종목 사상 첫 흑인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데이비스는 이 종목을 2연패한 최초의 선수가 되면서 백인의 독무대로 여겨지던 겨울스포츠에서도 흑인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 1980년 美-加선수 첫 출전
1924년 1회 대회가 열린 겨울올림픽에 흑인 선수가 처음 출전한 것은 불과 30년 전인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대회부터였다. 당시 미국에서 2명, 캐나다에서 1명의 흑인 남자 선수가 봅슬레이에 출전했다. 이로부터 8년 뒤 메달을 딴 첫 흑인 선수가 나왔다. 피겨 여자 싱글의 데비 토머스(미국)는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최초의 흑인 메달리스트가 됐다. 토머스는 1986년 세계선수권에서 3연패에 도전하던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를 꺾고 우승해 흑인 최초의 금메달이 기대됐던 ‘흑진주’였다. 흑인 최초의 금메달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나왔지만 개인 종목은 아니었다. 봅슬레이 여자 2인승의 보네타 플라워스(미국)와 아이스하키의 제롬 이귈라(캐나다)가 주인공.
○ 1988년 女피겨서 메달 신고
흑인들이 겨울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건 겨울스포츠가 대부분 값비싼 장비를 갖춰야 해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흑인들은 주로 눈과 얼음을 보기가 상대적으로 힘든 지역에 산다는 환경적 요인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체육과학연구원 김광준 박사는 “흑인은 순간적으로 힘을 끌어올리는 근섬유가 발달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겨울스포츠에서도 육상 단거리 못지않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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