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힘… 가난 딛고 동계스포츠 국가대표 활약한 스타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박재혁 前스키감독-90년대 유선희 선수가 대표적

스키와 스케이팅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 중에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국가대표까지 된 강원 출신 선수가 많다. 이들 종목의 특성상 자연적으로 눈과 얼음이 많은 강원 출신, 특히 대관령 인근 지역에서 국가대표가 많이 배출됐다.

어려움을 딛고 국가대표가 된 강원 출신 선수로는 박재혁 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팀 감독(47)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박 전 감독은 평창 출신으로 어린 시절 나무를 깎아 고무신에 동여매고 대관령에서 운동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상화가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고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유선희 씨(43)다. 그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500m에서 5위를 기록했다. 양구 출신으로 독립군이었던 아버지가 고문 후유증을 겪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동네 친구들이 즐겨 탔던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지만 스케이트화를 살 돈이 없었다. 그는 “사촌오빠가 준 스케이트화에 양말을 몇 개 넣어 맞춰 신고 스케이트를 타야 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딛고 대표선수로 성장한 강원 출신 선수가 많다. 평창 출신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인 임의규(26)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훈련이 끝나면 빵과 우유를 사주는 게 좋아서 운동을 시작했다. 이 밖에 크로스컨트리 이준길, 스피드스케이팅의 문준, 이기호, 이보라 등이 강원 출신 현역 국가대표들이다. 하지만 수많은 강원 출신 선수 중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의 겨울올림픽 메달이 대도시 학생들이 많이 하는 쇼트트랙에 편중된 때문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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