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연아, 까칠했던 심판마저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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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7시 00분


3대악재 뛰어넘은 최고 연기

김연아. 스포츠동아 DB
김연아. 스포츠동아 DB
강심장 연아 올림픽 부담감도 훌훌
라이벌 아사다 선전에도 안 흔들려
판정 악연 미리암도 이번엔 가산점


걸림돌은 없다. 우려했던 ‘올림픽 변수’도 김연아(20·고려대)에게는 악재가 못 된다. 완벽한 연기와 굳건한 자신감, 그리고 합당한 결과만이 있을 뿐이다.

○부담감은 없다

미국 NBC 해설가이자 유명 안무가인 산드라 베직은 “김연아의 가장 큰 라이벌은 아사다 마오가 아닌, 그녀의 압박감(pressure)”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아이콘’ 김연아가 받고 있는, 막대한 관심과 기대를 얘기하는 것이다. 외신들이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다면 한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는 질문을 종종 하는 것도 그녀의 폭발적인 인기를 잘 알아서다. 하지만 김연아는 “몸과 마음이 최고 상태다. 오히려 올림픽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을 정도”라며 태연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몸소 연기로 보여줬다.

○라이벌 의식은 없다

심지어 김연아는 라이벌 관계였던 아사다가 시즌 최고의 호연을 펼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아사다의 점수와 관중의 환호를 직접 보고 들은 후 곧바로 경기에 나서기까지 했다. 보통 선수라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도 남을 상황. 하지만 김연아는 평소보다 더 높고 정확한 점프와 흠 없는 연기로 자신의 우세를 입증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아사다의 연기 이후 부담을 느꼈을 텐데, 오히려 자신의 연기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수상한 심판 판정은 없다

수상한 판정 역시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올림픽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배정된 로리올-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과의 악연 얘기다. 미리암은 ‘필살기’로 통하는 김연아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 번번이 석연찮은 판정을 내린 장본인이다. 2008년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플립에 ‘롱 에지(Wrong edge)’ 마크를 붙였고,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토루프에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내렸다. 심판 9명 중 8명이 가산점을 줬던 점프라 미리암의 판정이 더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이 역시 장벽은 못 됐다. 스텝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스핀과 스파이럴이 모두 레벨 4. 점프는 회전수를 모두 인정받은 것은 물론 전부 1점 이상의 가산점이 붙었다. 평소보다 더 확실한 기술로 의혹의 여지를 미리 차단한 것이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다시보기 =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8.50)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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