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22·한국체대)이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 아시아 선수가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딴 적은 없었다. 이승훈이 24일 1만 m에서 금메달까지 추가하면서 한국은 사상 첫 500m 남녀 석권에 이어 장거리도 제패하며 세계 빙상 강국으로 떠올랐다.
반면 아시아 빙상 최강임을 자부하던 일본은 추락했다. 24일 현재 일본은 남자 500m에서 모태범에 이어 나가시마 게이이치로와 가토 조지가 은, 동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다.
일본은 그동안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선두 주자였다. 일본은 1932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하며 많은 투자를 했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나가노 올림픽에서 시미즈 히로야스가 따낸 500m 금메달은 동양인 최초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이었다. 이번 올림픽에는 공기 저항을 크게 줄인 최첨단 경기복을 입고 나오는 등 많은 공을 들였지만 금메달의 결실은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빙상 영웅 시미즈는 요미우리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국 선수들을 배우자”고 썼다. 일본 언론들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일의 뒤바뀐 처지를 개탄하며 일본이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부활하려면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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