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마망…” 加피겨 로셰트, 어머니 사망 충격 딛고 쇼트 3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1만여 관중 기립박수… “팬들 위로 - 격려 큰힘”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24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 김연아를 비롯해 출전 선수들은 경기를 끝낸 뒤 관중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조아니 로셰트(24·캐나다)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졌다. “마망(Maman).” 경기를 마친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엄마’였다.

로셰트는 경기 이틀 전인 22일 어머니의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 사는 그의 어머니 테레스 씨는 아버지와 함께 딸을 응원하기 위해 21일 밴쿠버로 날아왔다. 하지만 테레스 씨는 다음 날 새벽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때문에 로셰트는 그날 오전 열린 쇼트프로그램 연기 순서 추첨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로셰트는 충격 속에서도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캐나다 전역에서 수천 건의 위로 메시지가 답지했다. 매런 페런 코치는 “로셰트가 팬들의 위로와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경기가 열린 24일 26번째 선수로 그가 등장하자 1만1700여 명의 관중은 열화와 같은 함성을 보냈다. 테마곡인 ‘라 쿰파르시타’ 음악에 맞춰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로셰트는 감정을 억제한 채 연기에 나섰다. 트리플 러츠-더블 토 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등을 실수 없이 해냈다. 2분 50초의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로셰트는 마침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키스 앤드 크라이 존’(선수와 코치가 경기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곳)에서 코치를 끌어안고 울고 있던 그에게 71.36점이라는 자신의 역대 최고 점수가 발표됐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3위의 성적. 관중석을 향해 손으로 키스를 날린 그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다.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오늘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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