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백 내일 ‘金 갈증’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주종목 쇼트트랙 500m 조 1위로 예선 통과
이호석-곽윤기도 합류… 홈팀 加선수 경계1호

1500m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이호석(고양시청)과 충돌했다. 주먹으로 빙판을 내리쳤지만 메달은 날아간 뒤였다. 1000m에서는 0.006초 차이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제 ‘비운의 스케이터’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떼어 낼 차례다.

성시백(용인시청)이 주 종목인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노린다. 2004년 경기고 3학년 때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지만 이듬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그다. 성시백은 실의와 충격으로 운동을 접고 유학까지 생각했지만 “막상 그만두고 나니 쇼트트랙이 더 그리워 빙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세계랭킹 3위인 성시백은 25일 열린 1조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함께 출전하는 이호석과 곽윤기(연세대)도 각각 2, 3조 1위를 차지하며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500m는 한국의 취약 종목이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쇼트트랙 남자는 500m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금메달 가능”이라고 돼 있다. 역대 대회를 통틀어서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채지훈이 우승한 이후 금메달이 없다.

500m는 단거리 종목이라 스타트에 따른 변수가 많다. 1000m와 1500m에서 이정수(단국대)를 앞세워 금메달을 휩쓴 한국은 스타트가 약한 이정수 대신 이 종목 전문 곽윤기를 투입해 마지막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5000m 계주 결선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 종목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 500m 결과에 따라 전 종목 석권 여부가 갈린다.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세계랭킹 1, 2위에 올라있는 찰스 해멀린과 프랑수아루이 트랑블레가 꼽힌다. 모두 캐나다 선수라 홈팀의 이점을 무시할 수 없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안톤 오노(미국)의 플레이도 신경 써야 한다.

성시백은 “그동안 주변에서 많이 걱정하고 위로해줘서 ‘그래도 내가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웃으면서 경기를 준비하겠다. 500m만큼은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선부터 결선은 27일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다시보기 =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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