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피겨스케이팅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일본의 자존심이 무참히 무너졌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개최하며 금메달 5개로 7위에 오른 일본은 동계스포츠 아시아 맹주를 자처했다. 그러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노 골드 수모를 겪었고 2006년 토리노에서도 아라카와 시즈카가 여자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일본은 밴쿠버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13일(한국시간) 개막 이후 26일까지 금메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16일 나카지마 게이치로와 가토 조지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희망을 걸었지만 금메달의 주인공은 모태범이었다. 이후 피겨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다카하시 다이스케를 제외하면 금은 커녕 은·동메달까지 맥이 끊겼다.
결국 일본은 토리노 아라카와 시즈카의 기적을 떠올리며 아사다 마오의 대역전을 한 마음으로 바랐다. 그러나 전 세계가 감동한 김연아의 연기가 역대 최고점수를 기록하는 순간, 다음 차례 아사다 마오의 굳은 표정처럼 일본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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