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뒤 눈물을 보인 이유를 묻자 김연아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슨 뜻일까.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해 왔던 올림픽이 끝났다는 말일까. 아니면 선수 생활을 이제 그만두겠다는 의미일까.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어 겨울올림픽까지 제패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진 '피겨 여왕' 김연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추측과 소문만 무성하다. 일단 김연아에 앞서 올림픽 정상을 밟았던 피겨 여제들의 경우를 감안하면 은퇴 후 프로 전향 가능성을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 옛 동독 출신의 카타리나 비트는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 대회 2연패 후 프로로 전향해 세계 각국을 돌며 아이쇼 공연을 했고 회사를 직접 차려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2018년 뮌헨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 대표를 맡은 그는 이번 겨울올림픽에서는 독일의 공영방송 ARD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우승자 크리스티 야마구치, 1998년 나가노 대회 챔피언 타라 리핀스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이상 미국), 2006년 토리노 대회 1위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이 모두 올림픽 후 프로로 전향했다. 화려한 외모의 비트와 깜찍한 얼굴의 리핀스키는 프로 생활마저 접은 뒤에는 영화배우로도 활동했다. 김연아의 연예계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의 프로 전향설이 잠시 논란이 됐을 때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결정된 건 없다. 하지만 올림픽 결과에 따라 은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연아가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로 한다면 이제 목표로 삼을 만한 것은 비트 이후 나오지 않고 있는 올림픽 2연패 정도다. 소치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2014년이면 김연아는 24세가 돼 피겨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비트가 올림픽을 2연패할 당시 23세였고 아라카와도 25세에 금메달을 딴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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